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의 어깨가 다시 무거워졌다. 노동절이던 지난 1일 무재해 기록을 이어가던 조선소에서 크레인이 무너지며 6명이 사망하고 25명이 부상을 입은 초대형사고가 발생했기 때문. 특히 이번 참사의 피해자 전원이 하청업체 노동자로 알려져 ‘위험의 외주화’ 논란마저 불거졌다.
이에 유족들은 장례절차에 앞서 진정성 있는 사과를 요구했다. 협력업체 외에 삼성중공업도 책임감을 보이라는 것. 또한 협력업체 근로자들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열악한 근무환경을 개선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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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 /사진제공=삼성중공업 |
앞서 박 사장은 지난 1일 미국 휴스턴에서 열린 ‘2017 세계해양기술박람회'(OTC)에 참석하기 위해 휴가도 반납한 채 출장길에 올랐다. 최근 조선업계의 불황으로 조선소 일감이 줄어드는 것을 우려, 앞으로의 먹거리를 살피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그의 바람과 달리 도착하자마자 비보가 전해졌고 바로 귀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어야 했다. 지난 2일 오후 빈소를 찾은 박 사장이 유가족을 만나 “사고 수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달랬지만 가족을 잃은 분노를 풀기엔 역부족이었다. 결국 그는 현장에 도착한 지 1시간도 채 되지 않아 자리를 떠야 했다.
2012년 취임 이후 온갖 시련을 겪은 그지만 이번 시련은 차원이 다르다. 유가족과 원만한 합의를 이루는 건 기본이고 사고원인을 철저히 규명해 다시는 이런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근본적인 안전대책을 세워야 한다.
설계팀으로 입사해 생산직에서 조선소장을 거쳐 최고경영자에 오르기까지 지난 40여년간 조선업종에서 수많은 현장 경험을 쌓아온 박 사장이 삼성중공업과 조선업계 전체가 맞닥뜨린 위기를 타개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87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