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금융 시대가 활짝 열렸다. 간편결제를 비롯해 대출, 국내외 송금 등 그동안 생각하지 못했던 다양한 금융서비스가 모바일 속으로 들어왔다. 은행 서비스만이 아니다. 신용카드 모바일족도 증가세다. 카드사들이 각종 혜택으로 무장한 맞춤형 모바일카드를 잇달아 선보이자 너도나도 실물카드에서 모바일카드로 갈아타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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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미지투데이 |
◆국민 절반 모바일앱 이용, 편의성·혜택 ‘UP’
모바일금융은 우리 생활에서 빠질 수 없는 서비스로 자리매김했다. KT경제연구소가 발표한 보고서 ‘모바일뱅킹 이용 현주소’에 따르면 2015년 말 기준 국내 모바일뱅킹 이용자 수는 전체 금융서비스 이용자의 22.8%인 1100만명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모바일 이용 건수는 2010년 373만건에서 4240만건으로 5년 새 11.3배 늘었다.
최근 조사결과를 보면 이용자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 와이즈앱이 지난 2월 조사한 결과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으로 한달에 1번 이상 금융앱을 이용한 사람이 2049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폰 이용자까지 합하면 사실상 우리 국민의 절반 이상이 모바일금융 앱을 이용하는 셈이다.
이처럼 모바일금융이 급속도로 성장한 것은 언제 어디서나 손쉽게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고 혜택도 다양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인터넷은행인 케이뱅크 출범도 모바일금융 경쟁 가속화에 불을 붙였다.
지난달 3일 출범한 케이뱅크는 불과 한달 만에 25만명의 고객을 끌어모았다. 100만명을 훌쩍 넘는 시중은행 모바일뱅킹 서비스와 비교하면 미미한 수준이지만 증가속도는 비교가 안될 정도다. 연간 목표였던 예적금 규모의 절반 이상을 한달 만에 달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케이뱅크가 당초 세운 연간 목표는 예금 5000억원, 여신 4000억원인데 지난 4일 기준 예·적금 규모가 각각 3000억원, 2000억원을 돌파한 것.
케이뱅크가 은행권에 주는 시사점은 명확하다. 모바일금융 거래를 선호하는 잠재고객군이 예상보다 많다는 걸 입증한 것이다. 케이뱅크 주요 고객층이 20~40대 젊은층인 점은 풀어야 할 과제지만 중장기적으로 모바일금융 이용고객 수가 상상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은행권은 보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모바일금융은 오프라인 지점에 비해 유지비, 인건비 등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며 “절감한 비용을 모두 고객에게 혜택으로 돌려줌으로써 신규고객을 계속 유입할 수 있다. 은행과 고객 모두 윈윈인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모바일금융서비스는 외형을 점차 넓히는 추세다. 모바일금융은 그동안 간편결제와 송금, 신용대출 등 일부 서비스만 이용 가능했지만 최근엔 전·월세대출, 주택담보대출, 자동차대출을 비롯 공과금납부, 환전, 자산관리, 실시간 업무상담 등도 이용할 수 있다.
또 다른 은행권 관계자는 “앞으로 은행지점에서 거래되는 모든 금융서비스를 모바일에서도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고객은 더 편리하고 낮은 수수료로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고 은행은 더 많은 금융고객을 확보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라고 예측했다.
◆진화하는 모바일카드, 반기는 금융소비자
신용카드사도 앞다퉈 모바일카드 서비스 확대에 나섰다. 실물카드보다 모바일카드를 선호하는 고객이 꾸준히 늘고 있어서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6년 모바일금융서비스 이용행태 조사결과·시사점’에 따르면 최근 6개월 내 모바일결제서비스를 이용한 비율은 25.2%로 지난해 대비 9.4%포인트 상승했다. 모바일결제서비스를 1년 이상 이용한 비중도 46.3%로 전년대비 4.8%포인트 확대됐다. 모바일결제서비스를 1년 이상 이용한 사람이 그만큼 많아졌다는 의미다.
이에 모바일카드서비스도 점점 진화하는 추세다. 여러장의 카드혜택을 앱카드 한곳에 담아 서비스를 제공하는가 하면 가맹점에 따라 바로바로 설정 기능을 바꿔 할인과 적립혜택을 주는 카드를 출시했다. 만약 앱을 통해 마트 할인카드를 설정하면 마트에서 할인받고 주유소 할인카드를 설정하면 주유소에서 할인혜택을 받는 식이다.
결제방식도 다양해졌다. 공인인증서를 통한 결제방식에서 벗어나 SMS간편결제와 앱카드결제 기능을 더한 TV페이, 홍채·목소리 인증시스템 등이 출시됐다.
TV페이는 홈쇼핑과 유료콘텐츠를 리모컨과 모바일로 간편하게 결제하는 시스템이다. 신한카드가 최근 국내 최초로 TV페이 서비스를 출시해 이목을 끌었다. 카드 홍채인증과 블록체인을 담은 모바일카드도 속속 소비자의 손안으로 들어왔다. 홍채인증서비스는 비밀번호 없이 손쉽게 결제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삼성카드가 갤럭시S8 출시와 함께 ‘삼성카드앱’에 홍채인증을 도입했으며 신한카드는 모바일앱 ‘신한판(FAN)’에 홍채인증을 도입했다. 우리카드 역시 우리카드 스마트앱에 지문과 홍채인증서비스 기능을 탑재했다.
BC카드는 이보다 한단계 더 나아가 목소리로 본인임을 인증하는 시스템을 올 상반기 중 선보일 계획이다. 목소리인증시스템은 스마트폰 모바일결제 앱(ISP)에 설정된 BC카드에 개인식별번호(PIN)를 입력한 후 목소리를 등록하면 결제창에서 목소리로 결제할 수 있다. 이를테면 스마트폰에 “내 목소리로 결제”라고 말하면 결제가 완료되는 방식이다.
KB국민카드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모바일플랫폼을 구축했다. 공인인증서가 없더라도 간편번호 하나만으로 로그인 결제가 가능한 것. NH농협카드는 채움포인트를 비트코인으로 전환하는 방식을 검토 중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사들이 더 빠르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앱카드를 개발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며 “카드사의 고민이 깊어지고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고객의 만족도는 올라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88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