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의 ‘품질경영’에 비상등이 켜졌다. 현대·기아자동차 12개 차종 24만대가 강제리콜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맞이한 것.

정 회장은 올 초 현대차그룹의 경영방침으로 ‘내실강화’와 ‘책임경영’을 제시했다. 대내외 불확실한 환경 속에서 성장을 추진하려면 속부터 달라져야 한다고 본 것이다. 지난해 4월에는 현대·기아자동차가 누적판매 1억대를 돌파하는 대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그로부터 1년이 지난 올 5월은 안팎의 악재에 짓눌린 모습이다.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사진제공=현대자동차그룹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사진제공=현대자동차그룹

따라서 이번 리콜 사태는 뼈아프다. 앞서 현대·기아차는 지난달 국토교통부의 자발적 리콜 권유를 거부하며 지난 8일 청문회에서 관련 내용을 해명했다. 정부는 결국 논란이 된 5건에 대해 안전운행에 지장을 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 지난 12일 강제리콜 결정을 내렸다. 현대·기아차도 정부의 입장을 존중하고 소비자 관점에서 결정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 회장이 넘어야 할 산은 또 있다. 국토부는 이번에 리콜처분된 5개 사안과 관련해 결함은폐 여부에 대해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이래저래 당분간은 국내외에서 크고 작은 리콜이 이어질 전망이다. 해외에서 대규모 리콜을 진행한 토요타자동차의 사례에서 보듯 리콜은 기업에 치명적이다. 현대·기아차도 그동안 해외시장에서 연비, 브레이크램프 등과 관련해 몇번의 리콜 위기를 겪었으나 그때마다 적극적으로 대응하며 지혜롭게 위기를 넘겼다.

올 초 경영방침으로 내세운 내실강화와 책임경영의 자세가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현대차그룹을 키워준 텃밭인 내수시장에 거름을 줄 시기가 아닐까 싶다.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89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