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의 주축인 20대 중·후반과 30대가 밀레니얼세대라면 앞으로 세상의 변화를 이끌 10대와 20대 초반 젊은층은 어떤 세대로 불릴까. 브랜드 전략가 크리스핀 리드는 2007년 이들을 ‘Z세대’라고 불렀다. 이후 2012년 미국 일간지 USA투데이가 밀레니얼 다음 세대의 명칭을 공모한 결과 Z세대가 가장 많은 선택을 받으면서 정식으로 쓰이기 시작했다.
1995년 이후 태어난 Z세대는 밀레니얼세대와 비슷하면서도 구분되는 특성을 지녀 그들만의 특징을 파악하기 위한 연구가 이어졌다. 아직은 밀레니얼 세대가 서구시장의 주역이지만 현재의 10대와 20대 초반이 소비시장의 차세대 주역이어서다.
Z세대의 가장 큰 특징은 ‘디지털 원주민’이라는 점이다. 밀레니얼세대는 10대 중·후반에 본격적으로 보급된 인터넷을 접했고 20대가 돼서야 스마트폰을 사용했다. 반면 Z세대는 태어나면서부터 디지털과 함께 성장했다.
Z세대는 매스미디어보다는 SNS에 익숙하다. TV나 라디오, 신문 등 전통적인 매스미디어를 수동적으로 받아보기보다 SNS 같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자신만의 목소리를 내는 것에 익숙하다. SNS가 사용되기 이전 세대와는 전혀 다른 세상을 만들어나간다는 의미에서 Z세대는 ‘설립자 세대’라고 불리기도 한다.
◆다른 세상 만드는 '설립자'
그들은 뉴스를 비롯한 각종 정보도 기존의 TV, 신문, 잡지 같은 플랫폼에서 얻기보다는 SNS를 통해 접한다. 각자의 의견을 개진하는 것을 중요시하기 때문에 뉴스를 보더라도 댓글을 통해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는 것에 더 관심이 높다.
어릴 적부터 IT기술을 능숙하게 다룬 Z세대는 신제품에 대한 적응력이 남다르다. 흔히 얘기하는 얼리어답터가 바로 Z세대를 가장 잘 설명하는 특성이다. 또한 그들은 발전된 IT기기를 통해 한번에 여러 작업을 수행하는 멀티태스킹에 익숙한 세대다.
이를 바탕으로 Z세대의 소비행태를 파악해보자. 그들은 민감한 청소년기에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었던 밀레니얼 세대보다 소비성향이 더 개성적이다. 자신의 가치에 부합하는 분야에 돈을 더 지불할 의사가 있다. 최근 주목받는 가치소비 ‘YOLO’(you only live once)의 특성을 담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Z세대의 소비성향이 기존 소매업체에게 달갑지만은 않다. Z세대는 웬만해서는 오프라인 매장에 가서 물건을 구매하지 않기 때문이다. 밀레니얼세대보다 온라인쇼핑에 대한 선호도가 훨씬 더 높다.
Z세대와 밀레니얼세대가 모두 온라인쇼핑을 애용하지만 그 이유는 조금 다르다. 밀레니얼세대는 온라인쇼핑이 편리하고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해서 선호한다. 자동차를 소유하는 비중이 줄어들면서 본의 아니게 오프라인 쇼핑이 줄었다는 분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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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미지투데이 |
Z세대는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의견을 공유할 수 있기 때문에 온라인쇼핑을 선호한다. 오프라인 점포에서 쇼핑할 경우 네티즌들의 상품평이나 사용후기 등을 공유할 수 없기 때문에 온라인쇼핑을 더 선호하는 것이다.
◆아마존·네이버는 왜?
잡지 <보그>, <더 뉴요커> 등으로 유명한 미디어기업 컨데나스트는 지난 4월 골드만삭스와 함께 Z세대와 밀레니얼세대의 소비자행동과 선호 브랜드에 대한 설문조사를 발표했다. 여기에는 기존 브랜드들에 대한 선호도 조사와 함께 가장 애용하는 스마트폰 앱이 무엇인가가 조사됐다.
구체적으로 ‘얼마 전까지는 쓰지 않았지만 요즘 들어 많이 쓰는 앱은?’이라는 질문이 주어졌다. 젊은층은 대부분 인스타그램을 떠올리지만 미국의 최신 트렌드를 이해하고 있다면 아마 스냅챗이라고 대답할 것이다.
사실상 둘 다 정답이다. 10대의 대표적인 SNS가 스냅챗이고 전계층에 걸쳐 사용자가 크게 늘고 있는 SNS가 인스타그램이어서다. Z세대와 밀레니얼세대가 가장 애용하는 앱으로 스냅챗이 1위, 인스타그램이 3위를 차지했다. 이어 4위와 5위를 차지한 트위터, 핀터레스트도 전부 SNS 앱이었다.
설문조사의 5위권 안에 유일하게 SNS가 아닌 앱이 포함된 것은 2위 아마존이었다. 골드만삭스와 컨데나스트도 전자상거래 IT기업 아마존이 2위에 선정돼 깜짝 놀랐다고 한다.
Z세대와 밀레니얼세대가 아마존을 선호하는 이유는 뭘까. 단지 편리하고 빠르고 저렴하기 때문일까. 위에서도 잠깐 언급했지만 젊은 세대는 커머스시장에서도 소통을 중시한다. 아마존에서 상품평을 공유하고 상품에 대한 의견을 적극 개진하면서 스마트 소비자가 되는 기회를 찾을 수 있어서다.
이 설문조사에서는 위쉬, 메르카리, 이보타 등 쇼핑앱들이 상위권으로 Z세대와 밀레니얼세대의 선택을 받았다. 한결같이 판매자와 소비자간의 소통을 강조하는 것이 성공요인이다. 반면 단지 높은 할인율로 저렴한 가격을 제시한 기존 앱들은 도태되고 있다.
전세계 부자서열 2위인 제프 베조스가 만든 아마존은 여전히 관심 가질 만하다. 아마존의 시가총액은 지난해 말 8위에서 현재는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에 이어 4위까지 상승했다. 아마존이 쇼핑만이 아니라 인공지능, 클라우드 등 다양한 시장에서 성공을 거두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자.
한국 주식시장에서는 어떨까. 외국과 달리 국내 온라인 쇼핑시장은 과점체제다. 하지만 검색·상품평·쇼핑몰·결제 모두를 아우르는 기업은 결국 하나, 바로 네이버다. 소통을 아우르는 쇼핑서비스를 제공할 네이버에 주목해야 할 또 하나의 이유가 생겼다.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90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