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의약품은 생물체에서 유래한 원료를 사용해 세포배양 등의 생물공정으로 생산하는 고분자량의 의약품으로 항암제 등으로 쓰이는 항체의약품, 인슐린과 같은 단백질의약품, 백신, 유전자치료제로 구분된다.
두 분야 모두 신약을 개발하기 위해선 통상 10년 이상의 시간과 1조원 이상의 천문학적 자본이 필요하다. 하지만 신약후보물질에서 최종 상품화에 성공하는 비율은 10%도 채 되지 않아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거대 다국적제약사가 아니면 섣불리 도전하기 어렵다.
국내 제약산업의 역사가 100년이 넘고 수백개의 제약사가 존재하지만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은 신약은 총 28개에 불과한 이유다. 대부분의 국내 제약사들은 오리지널의약품의 특허 기간이 끝나기를 기다렸다가 복제약을 출시해 수익을 올린다.
◆제네릭보다 문턱 높은 바이오시밀러
특히 합성의약품의 복제약(제네릭)은 합성물질이나 제조방법을 다르게 하더라도 결과물만 같으면 같은 약효를 볼 수 있어서 별도의 임상시험 없이 약식으로 허가를 받아 판매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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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미지투데이 |
반면 바이오의약품의 복제약(바이오시밀러)은 생물에게서 원료를 뽑기 때문에 환경, 과정에 따라서 결과물이 달라 오리지널과 같은 효과를 내는 의약품을 만들기 어렵고 임상시험도 진행해야 한다.
때문에 대다수 제약사들이 바이오시밀러 대신 제네릭 개발에 집중했지만 최근에는 기류가 달라지고 있다.
셀트리온이 세계 최초 바이오시밀러 항체의약품 램시마(오리지널 레미케이드) 개발에 성공해 미국과 유럽 등 세계 각국 판매를 시작했고, 삼성바이오에피스도 레미케이드의 바이오시밀러 렌플렉시스 개발에 성공해 미국시장 진출을 앞두고 있다.
셀트리온의 성공을 계기로 LG화학, CJ헬스케어, 동아에스티, 종근당 등 국내 상위제약사들도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바이오시밀러는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에 비해 개발비용이 낮고 시간도 적게 걸려 오리지널 제품에 비해 최대 40%가량 저렴하게 판매할 수 있다.
각국 정부의 입장에선 효능만 같다면 비용이 저렴한 바이오시밀러를 도입하는 게 건강보험 재정을 절약할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 환자에게도 저렴한 가격에 바이오의약품 처방을 받을 수 있다는 건 이로운 일이다.
윤수영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바이오시밀러는 바이오신약에 비해 초기 연구개발 부담은 낮지만 화합합성 의약품 제네릭에 비해 진입장벽이 높아 국내외 유수 바이오제약기업들이 경쟁하고 있다”며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에 비해 비용이 저렴하기 때문에 각국 정부와 보험사 및 환자의 부담을 낮추는 데도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바이오시밀러, 정부·환자 모두 만족
이에 따라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 보유 제약사도 바이오시밀러시장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다. 최근 레미케이드를 보유한 존슨앤존슨의 자회사 얀센은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상대로 미국 뉴저지지방법원에 특허침해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는 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인 렌플렉시스의 미국 진출 시기를 늦추기 위한 전략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앞서 존슨앤존슨은 셀트리온을 상대로도 수차례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제약·바이오업계 관계자는 “합성의약품보다는 생물의 단백질과 유전자에서 추출한 물질로 만든 바이오의약품이 더 효과가 좋고 부작용이 적어 선호도가 높고 시장 전망도 밝다”며 “오는 2019년까지 주요 블록버스터급 바이오의약품들의 특허가 만료되기 때문에 바이오시밀러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은 점점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