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 혁신이라는 기쁨도 잠시, 로켓배송을 둘러싼 연이은 악재에 김범석 쿠팡 회장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최근 김 회장은 해외에서 영입한 헨리 로 수석부사장을 경질했다. 쿠팡 측은 “개인적 사정”이라며 선을 그었지만 사실상 물류분야 투자사업 운영 실패 책임을 물어 경질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로 부사장은 2015년 초 쿠팡이 로켓배송을 강화하는 과정에서 합류한 인물. GE와 셀렉트론을 거쳐 아마존닷컴 중국 물류 총괄 부사장,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 물류부문 대표를 역임했다.


김범석 쿠팡 회장. /사진=머니투데이 임성균 기자
김범석 쿠팡 회장. /사진=머니투데이 임성균 기자

로켓배송은 쿠팡에서 물품을 당일 밤 12시까지 주문하면 다음날 바로 배송해주는 시스템이다. 로 부사장은 쿠팡에 로켓배송을 정착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3년 478억원이었던 쿠팡 매출은 로켓배송 도입 이후 2014년 3485억원, 지난해 1조9159억원으로 급증했다.
하지만 그만큼 적자도 늘었다. 물류와 로켓배송 등 배송서비스에 대한 대규모 투자로 5200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이 때문에 업계 안팎에서는 쿠팡 로켓배송 축소설이 끊임없이 나온다.

최근에는 ‘쿠팡맨’ 평가시스템을 바꾸면서 각종 논란에 휩싸였다. 쿠팡이 직원의 동의 없이 임금을 삭감하고, 정직원 전환을 앞둔 계약직 쿠팡맨에게 일방적으로 해고를 통보함에 따라 남아있는 쿠팡맨의 업무량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는 전언이다.

누구보다 한숨을 크게 쉬는 건 김 회장이다. 로켓배송은 1등 서비스를 외치던 김 회장이 야심차게 주도한 서비스여서다. 만약 로켓배송이 중단될 경우 쿠팡이 입는 타격은 상상을 초월한다. 그 책임 역시 김 회장 몫이다. 업계에서도 김 회장을 향한 불안한 시선이 뒤엉키고 있다. 과속 피로가 쌓인 ‘로켓배송의 저주’가 시작된 것 아니냐는 흉흉한 얘기까지 나돌고 있다.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90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