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로 7017. 서울역 고가공원. /자료사진=뉴시스
서울로 7017. 서울역 고가공원. /자료사진=뉴시스

서울역 고가공원 ‘서울로 7017’에서 개장 열흘 만에 투신 사고가 발생했다.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카자흐스탄 출신 30대 A씨가 서울로 7017에서 투신해 사망했다고 30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29일 오후 11시50분쯤 ‘서울로 7017’ 고가난간을 넘어 도로 아래로 몸을 던졌다. A씨는 머리를 크게 다쳐 인근 병원에 이송됐으나 다음날 오전 7시50분쯤 결국 숨졌다.

서울역 고가공원에서 사망사고가 일어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내 첫 고가 보행길로 주목을 받았던 이곳은 지난 20일 오전 정식으로 개장했다.


A씨가 투신할 당시에 고가 인근에는 시민들이 다수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주변 사람들이 말리는 것을 뿌리치고 몸을 던진 것으로 조사됐다. 유서는 따로 발견되지 않았다.

서울시는 사고 당시 공원 경비원과 서울시 당직 직원,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 등 모두 7명이 수분 동안 A씨를 설득했으나 언어가 달라 소통이 잘되지 않는 상황에서 A씨가 뛰어내렸다고 밝혔다. 또 119구조대가 현장에 도착할 때 투신하면서 에어매트 등을 준비할 시간도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공원관리 보안요원도 경찰 조사에서 "A씨가 접근을 거부해 가까이 갈 수 없었다. 경찰도 의사소통이 되지 않는 상황에서 A씨에게 접근이 어려웠다. 119 매트리스 차량 도착을 기다리던 중 A씨가 투신했다"고 증언했다.


A씨는 불법체류 중은 아닌 것으로 확인됐으며, 천안이나 아산에 연고를 두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가족관계는 아버지는 러시아 체류 중이며 어머니는 사망했다. 남자형제는 2명, 누나는 1명인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가족 측이 형편이 어려워 A씨의 시신을 인수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A씨가 스스로 몸을 던진 것으로 보고 음주 여부 등 구체적인 사망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소지하고 있던 다이어리 5월4일 메모에 '나는 서울로 간다. 카지노. 행운이 따르기를 빈다. 신이 도와주기를 바란다'고 적혀 있었다. 이후 다이어리 5월13~15일 메모에 카지노에서 900불을, 1280불을 잃었다고 돼 있다. 여러 차례 카지노를 출입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