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020년까지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올리겠다고 공약하며 노동계의 기대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편의점 가맹점주들 사이에선 아르바이트 노동자보다 수익이 더 적어지거나 망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일 편의점업계에 따르면 편의점이 고용하는 최저임금 노동자 비율은 타 업종보다 높은 편이다. 심지어 최저임금을 지급하지 않는 편의점의 수도 상당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알바노조가 전·현직 편의점 아르바이트 노동자 368명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진행한 결과 45.9%인 169명이 최저시급에 미달되는 금액을 임금으로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뉴시스 @머니S MNB, 식품 유통 · 프랜차이즈 외식 & 유망 창업아이템의 모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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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창원에서 4년째 A프랜차이즈 편의점을 운영 중인 조모씨(35)는 “경남에서 프랜차이즈 편의점 100군데 중 최저임금 이상을 주는 곳은 4~5곳에 불과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대다수가 최저임금보다 적은 금액을 아르바이트 노동자에게 지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 3강으로 꼽히는 CU·GS25·세븐일레븐의 편의점 수는 이미 3만개를 넘어섰고, 미니스톱·위드미 등 다른 프랜차이즈와 개별 편의점까지 감안하면 전국 편의점 수는 약 4만여개로 추정된다.
문제는 대다수 프랜차이즈 편의점이 직영점이 아니라 가맹점 형태로 운영되며 영세한 자영업자가 많다는 것. 업계에 따르면 프랜차이즈 편의점은 통상 본사가 인테리어와 시설투자를 하고 매출의 35%를 가져간다. 편의점주가 매출의 65%를 가져가지만 임대료와 인건비 등을 자신의 몫에서 따로 부담해야 한다.

매년 임대료와 인건비는 오르고, 본사의 프랜차이즈 가맹점 확장 정책으로 경쟁업체가 점점 더 늘어나면서 편의점주의 이익은 계속 줄어들고 있다. 편의점주들은 대부분 200만~300만원가량의 수익을 생각하고 편의점 창업에 나섰지만 한달에 200만원도 채 못버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편의점주들 사이에서는 고생하는 아르바이트 노동자를 생각해 최저임금 인상이라는 새 정부의 정책 방향성에는 공감하지만 열악한 편의점 운영 현실을 감안해 속도조절을 하거나 본사 차원에서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경기도에서 B프랜차이즈 편의점을 운영하는 40대 진모씨는 “최저임금을 1만원까지 올리면 편의점주의 이익은 30% 이상 줄어들 것”이라며 “야간 일을 하는 아르바이트 노동자보다 편의점주의 수익이 더 줄어들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익 감소와 관련해 본사에 하소연하면 편의점주가 더 일을 해서 아르바이트 노동자에게 주는 비용을 줄이라는 황당한 해법을 제시한다”며 “지금도 하루 10시간 이상 고정적으로 일하고 갑자기 일을 못나오는 아르바이트 노동자를 대신해 땜빵으로 일하느라 주말에도 어디 가지 못하고 편의점에 매여 있는데 정부의 최저임금 인상책에 대해 본사 차원에서 대책을 마련하지 않는다면 2~3년 내 망하는 편의점주가 급속히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