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을 맞아 항공주가 성수기에 진입했다. 특히 올해는 여름 휴가철뿐만 아니라 9~10월 연휴 여행객 증가, 글로벌경기 회복에 따른 항공화물 증가 등이 항공주 주가를 끌어올릴 요인으로 꼽힌다. 항공주의 성수기가 예상되는 가운데 대한항공이 한진해운 리스크를 떨쳐내고 도약할 전망이라 투자자의 관심이 쏠린다.
최근 대한항공의 주가가 상승세를 보이는 점도 앞으로의 주가 향방에 기대를 모은다. 다른 경쟁사 대비 대한항공의 투자포인트는 무엇일까.
◆4년 만에 순이익 흑자 전망… 주가 ‘긍정’
대한항공의 주가는 연초 유상증자 이후 가파른 상향곡선을 그렸다. 지난해 말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여파로 주가가 하향곡선을 그렸지만 중국의 사드 보복이 완화되고 2분기 실적 기대치가 높아지면서 최근 주가에 반영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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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대한항공 |
지난달 31일 기준 3만5500원이었던 대한항공의 주가는 지난 7일 3만7400원으로 뛰며 1주일 만에 5.35% 상승했다. 이미 대한항공의 주가는 지난 한달 동안에만 15.82% 상승한 바 있다. 특히 지난 8일 대한항공의 주가는 장중 3만8000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우기도 했다. 이 같은 대한항공의 상승세는 외국인의 꾸준한 매수세가 기반이며 그만큼 투자 매력이 높음을 방증한다.
지난달 초에 이어 오는 10월 추석연휴 등 올해 황금연휴가 몰려있는 점을 감안할 때 대한항공의 하반기 국제선 여객 성장이 주목된다. 이에 따른 항공권 수요 증가도 대한항공 주가를 견인할 전망이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해외여행이 보편화되면서 눈높이가 높아진 소비자들이 장거리여행으로 시선을 돌렸다”며 “새정부가 국민 휴식권을 강조하고 휴가사용을 장려하는 가운데 지난달에 이어 오는 10월에도 열흘간의 황금연휴가 펼쳐진다”고 말했다.
이어 최 애널리스트는 “여행기간이 길어져 장거리노선에 강점을 가진 대한항공의 하반기 국제선 여객 매출은 8% 늘어나고 운임이 5년 만에 반등할 것”이라며 “미주와 유럽노선에서 대한항공의 여객 시장점유율은 각각 48%, 32%에 달하는데 장거리노선은 저비용항공사가 진출하기 어려워 동종업계의 공급 증가가 제한적”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증권업계가 대한항공이 올해 흑자전환에 성공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은 것도 주가에 긍정적인 요인이다. 신민석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대한항공의 올해 순이익은 7861억원으로 4년 만에 흑자로 전환할 것”이라며 “1조427억원의 영업이익을 바탕으로 계열사 관련 손실이 없고 외화환산이익이 반영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도 외화환산 손익을 제외한 대한항공의 내년 순이익을 5053억원으로 내다봤다. 저유가가 장기화되고 여객과 화물 수요가 증가해 내년에도 안정적인 이익구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신 애널리스트는 “대한항공의 2분기 영업이익은 1807억원으로 시장예상치를 상회할 것”이라며 “중국노선이 사드 영향으로 부진하지만 2분기부터 3.4% 임금 인상분이 반영되고 항공화물부문 역시 비수기임에도 호황을 누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송재학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도 “제트유가 안정화와 원화강세 흐름이 이어지면서 올해 항공업계 실적은 호조세를 보일 것”이라며 “양호한 영업실적과 중장기 고성장성을 확보한 항공업종의 주가 상승 기조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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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업계, 대한항공 목표주가 ‘상향’
증권업계는 대한항공의 매력을 세가지로 정리했다. 앞서 말한 국제선 여객 성장과 순이익 흑자 전망, 재무구조 개선 등이다. 이 중에서도 증권업계가 꼽은 대한항공의 최대 매력은 ‘재무구조 개선’이다.
이에 한국투자증권은 대한항공에 대해 투자의견 ‘매수’에 목표주가 4만4000원을, 하나금융투자는 투자의견 ‘매수’에 목표주가를 기존 3만8000원에서 4만8000원으로 상향조정했다. 아울러 증권업계에서는 대한항공의 대형기 기재 도입이 마무리되면서 현금흐름도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다.
신 애널리스트는 “저유가가 지속되면서 연간 1조원 내외의 안정적인 영업이익을 기록 중이고 실적을 바탕으로 재무구조가 빠르게 개선되는 분위기”라면서 “대형기재 도입 사이클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현금흐름이 개선되고 여객과 화물의 수요 증가로 실적 전망치가 상향조정됐다”고 판단했다.
대형기 교체와 관련해 지난 10년간 연평균 1조3000억원을 투자한 대한항공 입장에서 대형기 교체 사이클이 마무리되면 지출 비용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신 애널리스트는 “대한항공은 항공기 감가상각 연한 조정으로 감가상각비가 1조7000억원까지 높아졌다”며 “높아진 감가상각비 대비 투자비가 낮고 1조원대의 안정적인 영업이익을 기록할 경우 현금흐름이 올 하반기부터 빠르게 개선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대형기 도입 사이클이 마무리돼 차입금이 줄어들면 대한항공의 재무구조는 빠르게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 애널리스트도 대한항공이 수년간 재무구조 악화로 투자판단이 쉽지 않았던 부분을 지적했다. 그는 “경쟁심화로 운임은 떨어지는데 환율과 국제유가에 따라 이익이 크게 변동했고 특히 지난해 한진해운 리스크로 시장의 관심에서 멀어졌다”며 “하지만 연초 유상증자로 부채비율이 지난해 대비 3분의2 수준으로 낮아져 한진해운 우려를 완전히 떨쳐냈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 애널리스트는 “이제 대한항공 본업의 이익에 집중해 국제선 여객의 구조적 증가를 바라보고 투자할 시점”이라고 내다봤다.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92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