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발생한 금융위기 이후 세계경제는 9년째 뉴노멀 패러다임에 갇혀 있다. 뉴노멀 패러다임은 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중앙은행의 유동성 공급과 저금리, 달러화 약세라는 거시적 환경을 만들어 왔다. 그럼에도 뉴노멀은 일상적인 상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때문에 이제는 고령화에 따른 산업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
뉴노멀 패러다임은 시장에서 기대하는 미래가치의 눈높이를 하향시켰다. 밸류에이션 평가지표와 밴드 역시 지속적으로 낮아졌다. 기업가치를 평가하는 밸류에이션 멀티풀과 밴드의 축소는 시세차익을 노리고 정보의 차이 혹은 성장성을 기반으로 업종 및 특정 기업에 투자하는 알파투자에 어려움을 가져왔다.
고령화로 인한 성장률 둔화는 자산시장에도 변화를 가져오는데 이미 그 변화는 시작됐다. 금융시장의 투자 트렌드 변화와 그 대응 방안을 살펴보고자 한다.
![]() |
/사진=이미지투데이 |
◆해외채권·배당주 ‘주목’
이미 우리보다 먼저 고령화시대를 걸어온 일본과 대만의 사례를 살펴보면 해외자산에 대한 투자 확대와 자산관리 시장의 증가라는 특징을 볼 수 있다.
일본은 버블 붕괴 후 수많은 증권사가 도산하며 대형증권사의 독과점이 약화되는 가운데 초저금리가 장기간 유지됐다. 그럼에도 안전자산 선호와 디플레이션 방어 등으로 현금과 예금 규모는 증가했고 노령화로 인해 연금 비중 또한 증가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이에 금융시장의 주업무는 위탁에서 자기자본운용, 자산관리로 확대됐고 펀드에서 해외채권, 해외주식, 해외REIT 등 해외상품이 차지하는 비중을 증가시켰다.
대만의 경우도 자국 주식투자 비중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해외 및 ETF(상장지수펀드), 글로벌 자산배분에 대한 관심이 증가했다. 과거 대만의 경우 1990년대 6% 이상 고정금리 저축성 보험을 판매했던 보험사들은 2000년대 저금리로 역마진이 발생했고 이는 해외투자 한도 확대, 해외투자를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우리의 경우도 채권운용에 있어 단기채에서 장기채 확대 및 해외채권 투자가 확대되고 있다. 특히 인도채권, 브라질채권, 멕시코채권 등 고금리 채권에 대한 투자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국내 연기금 역시 글로벌 트렌드에 맞춰 해외자산에 대한 로드맵을 구성하고 2021년 말까지 해외투자 비중을 35%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성장이 정체되고 미래 불확실성이 증가하면 투자보다는 현금을 쌓아두고 확실한 금리 상품만을 고집한다. 불확실한 고수익 투자보다는 확실한 이자에 더 매력을 느끼기 마련이다. 리스크를 회피하려는 현상은 개인뿐 아니라 기업에게도 적용된다. 기업은 투자를 하지 않고 회사 보유자금을 늘린다. 기업의 주가 측면에서 이러한 상황은 유보율을 높이는 반면 자기자본이익률은 떨어뜨리는 것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밸류에이션을 유지하기 위해 배당성향을 높이는 것이 한 방법이다. 실제로 삼성전자를 비롯한 주요 기업들을 살펴보면 자사주 매입 및 소각, 배당성향 확대 등 주주친화적인 정책을 연이어 발표하고 있으며 최근 도입이 거론되는 스튜어드십 코드도 이에 해당된다.
따라서 배당주가 앞으로 주목받을 전망이다. 배당주 투자는 높은 배당수익률에만 집중하는 것보다 배당+α에 대한 종목과 성장에 대한 확인이 가능한 종목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최근 3년 연속 배당 및 직전 사업연도 배당수익률이 시장 배당수익률을 넘는 종목, 최근 3년 동안 순이익 증가 및 증가율에 따른 종목별 순위, 원활한 매매를 위하여 시가총액 규모가 5000억원 이상인 종목을 선별하는 것이 좋다.
![]() |
/사진=이미지투데이 |
◆4차 산업혁명 관심은 ‘필수’
변화된 투자환경에서 반드시 찾아야 하는 기회는 4차 산업혁명과 헬스케어업종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선진국 중심의 노령화로 인한 노동인구의 감소는 효율성과 생산성을 증대시키기 위해 자동화와 지능화를 더한 4차 산업혁명이 등장할 수밖에 없는 배경이다. 우리는 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IT S/W산업은 프로그램, 게임, 인터넷, 애플리케이션의 영역을 뛰어넘어 빅데이터와 클라우드를 통해 사람이 가질 수 없는 막대한 정보를 저장하고 이를 효과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시대가 올 것으로 전망한다.
IT H/W산업은 초연결성과 고령화된 인간 사회를 보조하고 돕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흔히 사물에 초연결성을 부여하는 시도로 사물인터넷 또는 인더스트리 4.0 등을 통한 스마트폰과 다양한 IT 제품의 결합, 테슬라와 애플이 개발하는 자율주행차 등 혁신적인 도전 등이 지속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에서 통신은 데이터 수집과 처리 과정에서 더 빠르게 더 많은 정보를 감당해야 한다. 현재 논의되는 기준인 5G는 내년 평창 동계올림픽에 시범 서비스를 실시하고 2019년 상용화를 목표로 한다. 이외에도 증강현실, 가상현실, 로봇, 바이오 혁신, 드론, 인공지능 등 새로운 미래 먹거리의 탄생을 주목해야 한다.
미래 산업부문에서 미국기업의 선두적인 역할을 하고 있으며 일본과 독일, 중국 등이 빠르게 쫓아가고 있다. 국내 기업으로는 삼성전자, 네이버를 제외하고 뚜렷한 투자 매력을 찾기는 어려울 것이다. 해외주식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 중심에 서 있는 기업들은 구글, 애플, IBM, 페이스북, 소프트뱅크, 엔비디아, 텐센트, 지멘스, 화낙 등이다.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한 투자는 종목에 대한 투자뿐 아니라 미국에 상장된 ETF도 투자대안이 될 수 있다.
헬스케어업종도 이제 시니어세대에 진입한 베이비붐세대가 젊고 건강한 삶을 추구하면서 재생의학과 맞춤의학이 각광을 받고 있다. 신체기능의 저하를 방지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삶의 질을 높이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는 것이다. 쁘띠 성형과 안티에이징 화장품의 인기가 높아지며 관련 종목으로 메디톡스, 휴젤,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등이 있다. 재생의학과 맞춤의학에 있어서는 코오롱생명과학, 차바이오텍, 씨젠, 에이티젠 외 해외기업으로 존슨앤존슨, 화이자, 암젠, 사노피, 누스킨 등도 성장의 기회를 찾을 수 있는 종목이다.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93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