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도시철도 걸포북변역 옆에 들어서는 한강메트로자이 건설 부지. /사진=김창성 기자
김포도시철도 걸포북변역 옆에 들어서는 한강메트로자이 건설 부지. /사진=김창성 기자

수도권 2기 신도시인 ‘김포·파주·용인’은 분양시장에서 이른바 ‘미운오리’였다. 서울 근교이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분양가를 앞세워 야심차게 시장을 공략했지만 일부 미분양 물량이 나오며 체면을 구긴 탓이다. 하지만 이들 지역이 최근 재조명 받는 분위기다. 교통호재와 생활인프라 조성 등으로 점차 신도시의 면모를 갖춰가는 데다 미분양 물량도 최근 1년6개월 새 평균 3000여가구가 줄었다. 미분양이 해소되면서 인구가 자연스레 늘었고 시장 인식이 바뀌며 신규 분양물량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커졌다.
◆2기 신도시가 품었던 미분양 우려

서울 분양시장은 언제나 불패다. 교통·학군·생활인프라 등 삼박자를 골고루 갖춘 서울 분양시장은 고분양가에도 실수요자나 투자자 모두에게 매력만점으로 통한다. 일부에서 미분양 물량이 발생해도 금세 털거나 큰 문제로 치부되지 않을 만큼 언제나 이목이 쏠리는 곳이 서울 분양시장이다.


반면 수도권 2기 신도시의 사정은 조금 다르다. 같은 지역이라도 위치에 따라 분양성적이 갈린다. 서울 출퇴근 직장인 수요가 많은 만큼 건설사가 편리한 교통접근성을 내세우는 단지는 성적이 좋지만 상대적으로 거리가 멀면 청약을 꺼린다. 광고는 역세권이라고 해도 실제 방문해보면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아 발길을 돌리는 경우도 많다.

‘김포·파주·용인’은 대표적인 수도권 2기 신도시로 태동부터 이런 문제를 안고 탄생했다. 신도시는 대개 빈 땅에 건물을 먼저 짓는다. 건설사가 각종 호재를 내세우더라도 몇년 뒤 얘기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건설사 말만 믿고 덜컥 계약했다가 계획이 틀어지기라도 하면 낭패를 볼 수 있다. 신도시 조성 초반에는 이런 우려 때문에 미분양 문제가 컸다.

경기도 파주 운정신도시의 한 아파트 단지의 경우 완공 뒤 미분양이 발생해 건설사가 할인분양에 나섰다가 입주자의 집단 반발을 사 차액을 보상해주는 조건으로 논란이 무마되기도 했다.


아직 개발 중인 만큼 이들 지역의 미분양 우려는 여전하지만 최근에는 지하철 개통 등이 막바지에 이르고 각종 생활인프라도 활발하게 조성이 마무리되면서 지속적으로 인구가 유입돼 미분양도 빠르게 소진됐다.

◆삼박자 호재에 인구 유입되자 미분양 '뚝'

최근 김포·파주·용인 등 2기 신도시가 다시 주목받는 이유는 미분양 감소 속도가 빨라져서다. 미분양 물량이 1년6개월 새 평균 3000여가구 감소했을 뿐만 아니라 인구유입 속도도 가팔라지면서 미분양 우려는 거의 사라진 분위기다.

최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2015년 말 기준 6만1512가구였던 전국 미분양 가구수는 지난 4월 기준 6만313가구로 1.95% 감소하는데 그쳤다.

반면 같은 기간 최대 4285가구에 달했던 파주시의 미분양은 19가구로 줄었고 김포시도 2708가구에서 47가구로 크게 감소했다. 용인시의 경우 앞선 두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미분양 가구수(7237가구)가 크지만 감소 수치(3471가구)만 보면 절반 가까이 해소돼 감소세가 뚜렷하다.

이 같은 미분양 감소는 인구 증가에 기인한다. 저출산 등으로 인해 1년간 전국 인구 증가율(2016년 5월~2017년 5월 기준)이 0.25%에 머물었지만 같은 기간 김포는 6.41%나 늘었다. 전국 평균 인구 증가율뿐만 아니라 수도권(0.45%), 경기도 평균 인구 증가율(1.43%)을 크게 상회하는 수치다. 용인(1.58%)과 파주(1.35%)의 인구 증가율 역시 전국과 수도권 평균 증가율을 넘었다.

인구가 증가하자 청약시장 분위기도 달라졌다. 지난 5월 김포시 걸포동에서 분양한 ‘한강 메트로자이 1단지’는 1037가구 모집에 1만781명이 몰리며 10.4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 2006년 장기동에서 분양된 ‘고창마을제일풍경채’(20.97대1) 이후 10년 만에 김포시에서 10대1의 경쟁률을 넘긴 것.

업계에서는 달라진 시장 분위기의 1등공신은 가시권에 들어온 신규 교통망 호재라고 꼽는다.

김포는 내년 개통 예정인 김포도시철도를 이용할 경우 마곡·여의도·상암·종로·강남 등 서울 주요 업무지구로 20분~1시간 내 이동이 가능하다. 파주는 2020년 개통 예정인 서울-문산 민자고속도로, 2021년 개통 예정인 광역급행철도(GTX) 등이 호재다.

용인은 지난해 개통한 SRT와 개통 예정인 서울-세종 간 고속도로처럼 지방과 서울을 잇는 신규교통망을 품은 것이 호재다. 여기에 분당선과 용인 경전철 에버라인 등 기존 교통망도 강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