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올리브영과 GS왓슨스가 드럭스토어시장을 주도하는 가운데 후발주자인 롯데 롭스, 신세계 부츠의 움직임이 심상찮다. 2~3위권을 차지하기 위한 롭스와 부츠의 차별화 경쟁이 7월부터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점포 확대하는 롭스… 7월 '모바일 스토어' 개시

롭스 홍대점. /사진=롭스 @머니S MNB, 식품 유통 · 프랜차이즈 외식 & 유망 창업 아이템의 모든 것
롭스 홍대점. /사진=롭스 @머니S MNB, 식품 유통 · 프랜차이즈 외식 & 유망 창업 아이템의 모든 것
롯데그룹이 2013년 후발주자로 뛰어들며 시작한 롭스는 연내에 매장 100개를 출점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2013년 홍대에 1호점을 낸 뒤 2014년 30개, 2015년 53개, 지난해 87개로 연간 20~30여개씩 새 매장을 오픈했다. 올 들어 4개점을 추가로 열었다. 최근 잠실 롯데백화점 인근에 점포를 오픈해 6월 말 기준 운영 중인 매장 수는 91개다. 올해 100개 이상의 매장을 형성, 규모의 경쟁에 나선다는 전략은 차근차근 진행 중이다.

롭스는 매장 차별화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업계 1위인 올리브영이 '라이프스타일' 콘셉트로 변화를 꾀하는 만큼 롭스 역시 새로운 시도를 통해 선발주자들과의 차별화에 나선 것. 대형화한 매장의 세련된 붉은색 인테리어가 눈길을 끈다.
매장 차별화와 관련해 롭스는 백화점 중심으로 입점해 있는 고급화장품브랜드 유치에 집중한다. 자체브랜드(PB)를 직접 개발하기보다는 단독상품을 확대하는 식이다. 특히 올 초 온라인 인기 색조브랜드인 '삐아'를 오프라인 단독으로 선보여 소비자에게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롭스 관계자는 “아직 후발주자인 만큼 비용을 들여 직접 상품을 만들어내기보다 현재 운영 중인 카테고리 내에 기존 드럭스토어에서 만나기 어려웠던 해외브랜드들을 독점으로 들여오는 등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며 “현재는 직영체제로 매장을 확대하고, 향후 수익성 등을 따져본 뒤 가맹사업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거침없는 확장정책은 모바일로 이어진다. 롭스는 다음달 12일 모바일 스토어를 오픈한다. 롭스는 지난 4년간 오프라인 매장 확대에 주력했지만 온라인과 모바일에서는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현재 국내 드럭스토어 3사(올리브영·왓슨스·롭스) 중 자체 온라인몰이 없는 곳은 롭스뿐이다. 자체 온라인몰 없이 지난해 롯데닷컴 내 숍인숍 형태로 입점해 일부 상품만 판매해왔던 롭스는 다음달부터 모바일 스토어를 열어 매출 확대를 노린다.

모바일 스토어 오픈에 맞춰 관련 마케팅도 강화한다. 고객의 구매 내역이나 등급 현황 등을 온·오프라인 통합으로 관리하고 이를 바탕으로 정교화된 상품추천서비스 등을 제공할 계획이다. 현재 멤버십서비스와 이벤트·제품 안내 등의 용도로만 운영 중인 롭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도 모바일 스토어로 전격 업그레이드한다. 이를 위해 현재 롭스는 모바일 스토어 구축 마무리 작업에 한창이다.

◆부츠, 7월 명동 대형 플래그십스토어 오픈

이마트 부츠 명동 본점 조감도. /사진=이마트
이마트 부츠 명동 본점 조감도. /사진=이마트
신세계 이마트는 세계적인 드럭스토어기업 월그린부츠얼라이언스(WBA)와 손잡고 드럭스토어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기존 드럭스토어 분스(Boons)와 화장품편집숍 슈가컵은 실적부진으로 사업을 접고 부츠로 전환 운영한다. 매년 적자를 면치 못했던 자체 드럭스토어사업을 부츠로 만회하려는 방침으로 풀이된다.
부츠는 약 130년의 역사를 지닌 영국 최대 규모의 드럭스토어로 전세계 11개 국가에 1만3100개 이상의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지난해 ‘부츠’를 들여오기 위해 남다른 공을 들인 이유다.


이마트는 지난 4월 매장 테스트를 위해 '안테나숍' 형태의 고속터미널점을 연 데 이어 지난달 스타필드 하남 1층에 국내 첫 대형매장을 열고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했다.

다음달에는 명동 신한금융센터 빌딩 내에 388평(1284㎡) 규모의 대형 플래그십스토어를 오픈할 예정이다. 명동본점을 헬스케어와 뷰티에 식음료까지 갖춘 '토탈 솔루션' 매장으로 선보여 명동의 랜드마크로 키운다는 구상이다. 이후 이마트는 명동점을 기점으로 올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진검 승부에 나설 전망이다.

부츠의 주력 라인은 '넘버7', '솝&글로리', '보타닉스' 등 품질과 가격 경쟁력을 겸비한 자체 상표(PL) 제품이다. 특히 안티에이징과 스킨케어에 특화한 넘버7은 영국 1위 뷰티브랜드로 부츠 개점 전부터 관심을 모았다. 부츠에 정식 수입되기 전 국내 소비자들이 해외 직구로 구매할 정도로 인기를 끈 제품이다. 

이마트는 부츠의 상품 조달능력에 자체 유통·기획력을 조합해 기존사업자와의 차별화를 꾀한다는 계획이다. 

부츠도 다음달 온라인 스토어를 공식 오픈한다. 온라인 스토어에는 넘버7, 솝&글로리 등 PL상품을 비롯해 부츠에 들여온 상품들이 모두 나열된다.

다만 이마트 측은 구체적인 추가 출점 계획을 밝힐 수 없다는 입장이다. 정 부회장도 매장 수와 매출 등에 개의치 않고 내실을 다지면서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판 커진 드럭스토어… “아직까진 규제 무풍지대”

이처럼 유통대기업들이 드럭스토어시장에 적극 뛰어든 것은 1인가구 증가 등에 따라 편의점과 드럭스토어가 유통업계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부상해서다. 라이프스타일 상품군에 대한 확장이 가능하고 무엇보다 타 업종에 비해 각종 규제로부터도 자유로운 것도 강점이다.

편의점과 대형마트의 경우 골목상권 보호를 위해 출점거리제한의 대상이 되지만 드럭스토어는 아직 신규 업종이라 규제를 거의 받지 않는다. 대형마트처럼 의무휴업 대상도 아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드럭스토어시장이 고성장세를 이어가면서 편의점의 강력한 경쟁상대로 떠오르고 있다”면서 “현재는 편의점이나 대형마트처럼 출점거리제한 또는 의무휴업 등의 규제에서 살짝 비껴나 있지만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재벌의 골목상권 문제부터 해결하겠다고 한 만큼 드럭스토어업계도 긴장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