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주연 한국맥도날드 대표가 혹독한 여름을 보내고 있다. 누적 적자로 매각에 난항을 겪는 데다 최근 ‘햄버거병’ 논란에 휩싸이며 검찰 조사를 받아야 할 처지에 몰려서다. 직원의 90%가량이 비정규직인 만큼 정부의 정규직 전환 추진정책도 큰 골칫거리다.

우선 여론이 악화되고 있다. 4살 여아가 덜 익은 고기패티가 들어있는 맥도날드 햄버거를 먹은 후 용혈성요독증후군(HUS)에 걸려 신장의 90%가 손상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일부 소비자들은 ‘불매운동’에 나섰다. 여기에 정치권도 맥도날드 햄버거병 문제를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고, 검찰 역시 이 사건을 가습기살균제 사건을 수사했던 형사2부에 배정하며 강도 높은 수사를 예고했다.

조주연 한국맥도날드 대표. /사진제공=한국맥도날드
조주연 한국맥도날드 대표. /사진제공=한국맥도날드

한국맥도날드 측이 “당일 고객이 먹은 제품이 300여개가 판매됐으며 제품 이상이나 건강 이상 사례가 접수된 바 없다”며 “2차례에 걸친 위생점검에도 이상이 없었다”고 반박 입장을 밝힌 것도 오히려 화를 키웠다.
악재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한국맥도날드는 2013년 309억원, 2014년 4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지만, 2015년에는 131억원의 적자를 냈다. 매각 작업 역시 난항을 겪고 있다. 당초 CJ그룹과 매일유업, NHN엔터-KG그룹 등이 인수에 나설 것으로 예상됐지만 본입찰 전 모두 인수의사를 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사장의 어깨는 더 무거워졌다. 이번 고비를 잘 넘기지 못하면 조 대표는 한국맥도날드 설립 이후 첫 여성 CEO에서 각종 불운을 떠안은 CEO로 기록될 수도 있다. 한국맥도날드를 둘러싼 안팎의 상황이 어둡게 돌아가고 있어 반전이 쉽지 않아 보인다. 이래저래 위태로운 여름이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496호(2017년 7월12~18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