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부 성폭행으로 낳은 아들 살해. 사진은 서울 서초구 대법원. /사진=뉴시스
형부 성폭행으로 낳은 아들 살해. 사진은 서울 서초구 대법원. /사진=뉴시스

형부에게 성폭행을 당해 낳은 3살짜리 아들을 발로 걷어차 숨지게 한 처제에게 징역 4년이 확정됐다.

10대 후반이던 처제를 20대 중반까지 수년간 성폭행해 자식을 낳게 하고 자식들을 학대한 형부에게는 징역 8년6개월이 확정됐다.
대법원 1부(주심 김소영 대법관)는 11일 살인 및 아동복지법상 아동학대 혐의로 기소된 처제 A씨(28)에게 징역 4년을 선고하고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이수 200시간을 명령한 원심을 확정했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친족 관계에 의한 강간)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된 형부 B씨(52)에는 징역 8년6개월과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80시간·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이수 200시간이 확정됐다.


A씨는 2016년 3월 경기 김포시 통진읍 한 아파트에서 B씨와의 사이에서 낳은 아들 C군(3)을 수차례 발로 차거나 밟아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그는 범행 당일 어린이집에 다녀온 C군에게 "가방에서 도시락통을 꺼내라"고 했는데 말을 듣지 않자 발로 걷어찬 것으로 조사됐다.

B씨는 2008년 8월~2013년 1월 3차례에 걸쳐서 처제를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자식들이 대소변을 가리지 못하거나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손바닥·벽시계로 때리거나 원상폭격 자세로 20분간 벌을 주는 등 학대한 혐의(아동복지법 위반)도 받고 있다.

1심은 A씨에 대해 "지적장애가 있었던 데다 성격이 내성적이어서 성폭행 피해 사실이 알려지면 언니와 사이가 멀어지고 친척들에게 혼날 것이 두려워 누구에게도 알리지 못한 채 고통을 감내해왔다"며 양형 기준상 가장 낮은 징역 4년을 선고했다.


B씨에 대해서는 "법정에서는 잘못을 모두 자백했지만 앞서 수사기관에서는 '처제가 먼저 나를 유혹했다'고 진술하는 등 뻔뻔한 거짓말을 일삼았다. 죄책에 상응하는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며 징역 8년6개월을 선고했다.

2심은 B씨의 아동학대 혐의 5건 중 앞선 2건에 대해 '아동의 신체에 손상을 준 행위가 아동학대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내용의 아동복지법이 2014년 1월 개정되기 전이라는 이유에서 무죄로 판단했다.

다만 "친족 관계에 있는 A씨를 수차례 강간한 점은 죄질이 나쁘고, 피해자 사망의 근본적인 원인에 책임이 있다"며 1심의 양형을 그대로 유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