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서울대공원 공연에 투입됐던 제돌이와 춘삼이, 삼팔이 등 제주남방큰돌고래가 고향 제주도 앞바다로 돌아갔다. 1984년 서울대공원에서 한국의 첫 돌고래쇼가 시작된 지 29년 만에, 그리고 2011년 돌고래 불법포획이 경찰 수사로 알려진 후 2년 만에 돌고래 야생방류라는 역사적 사건이 일어난 것이다.
현재 제주도에서 야생적응 훈련 중인 금등이, 대포를 합하면 모두 7마리의 돌고래가 다시 고향 바다로 돌아갔다. 이렇게 돌고래를 다시 바다로 돌려보낸 건 전세계에서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돌아간 돌고래 중 2마리가 새끼를 출산할 정도로 야생방류는 성공적이다.
혹자는 수족관이나 동물원에 잘 적응해 살아가는 돌고래를 그렇게 많은 비용까지 쓰며 왜 다시 바다로 돌려보내야 하는지 궁금해한다. 알고 보면 돌고래를 바다에 돌려보내야 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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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미지투데이 |
올 2월 울산 장생포 고래생태체험관이 동물보호단체의 반대를 무시하고 일본에서 수입한 돌고래 2마리 중 1마리가 5일 만에 폐사한 일, 지난해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이 사육하던 벨루가(흰고래) 3마리 중 5년령 수컷 ‘벨로’가 갑자기 폐사한 일 등이 대표적인 예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나라 7개 수족관에서는 39마리의 고래류를 사육 중이다. 제돌이와 친구들처럼 이들도 다시 고향 바다로 돌려보내주면 좋겠지만 그럴 수 없는 개체도 많다. 이를테면 잔인한 고래 포획으로 유명한 일본 다이지에서 수입한 돌고래, 마찬가지로 고래류 포획으로 유명한 러시아에서 수입된 벨루가 등은 고향으로 다시 돌려보내기가 어렵다. 수족관에서 꺼내줘도 고향 바다로는 돌려보낼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
이에 대안으로 제시된 것이 ‘돌고래 바다쉼터’다. 돌고래가 야생 환경과 최대한 비슷한 환경에서 살 수 있도록 바다에 쉼터를 만들고 그곳에서 여생을 보내도록 하는 것이다.
최근 ‘돌고래 바다쉼터 추진시민위원회’가 발족했다. 위원회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만과 같은 지형이 많아 바다쉼터를 만들기 유리한 조건이다. 부디 위원회의 계획대로 쉼터가 잘 만들어져서 모든 고래가 고향 바다는 아니더라도 드넓은 바다에서 여생을 보낼 수 있기를 바란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497호(2017년 7월19~25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