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친 최종현 회장 이어 최초 부자 수상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한·미간 경제협력과 우호증진 등 기여한 공로로 ‘밴플리트상’을 수상했다.

최태원 회장은 지난 18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코리아소사이어티(미국 비영리단체) 60주년 기념행사에서 이 상을 받았다.


최 회장은 수상 연설에서 “수상의 영광을 선친(고 최종현 선대회장)께 돌린다”며 “그 분이 일궈놓은 업적을 이어받은 제가 작고 보잘 것 없는 공으로 대를 이어 상을 받아 송구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최 회장은 ‘음수사원(근본을 잊지 않음)’이라는 고사성어를 소개한 뒤 “상을 받으며 43년 전 한국고등교육재단을 설립하고 SK가 있게 한 선친의 뜻을 돌이켜 보게 된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이어 “선친께서는 자원이 부족한 한국이 일류국가가 될 길은 인재밖에 없다는 신념아래 유학이 생소하던 시절부터 유학생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며 선친의 장학사업을 소개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가운데)이 지난 18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코리아소사이어티 60주년 기념행사에서 ‘밴플리트상’을 수상한 뒤 토마스 허버드 코리아소사이어티 이사장(오른쪽), 토마스 번 코리아소사이어티 회장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SK그룹
최태원 SK그룹 회장(가운데)이 지난 18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코리아소사이어티 60주년 기념행사에서 ‘밴플리트상’을 수상한 뒤 토마스 허버드 코리아소사이어티 이사장(오른쪽), 토마스 번 코리아소사이어티 회장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SK그룹
최 회장의 선친은 1974년 재단 설립 후 유학생 1명 당 통상 5년간 3만5000달러가 넘는 학비를 지원했다. 이는 1인당 GDP가 560달러였던 당시 서울의 고급 아파트 2채를 살 수 있을 정도로 거액이었다.
최 회장은 “40년이 지난 지금 미국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사람이 500명이 넘었고 이들이 귀국 후 교수로 평균 15년 재직하며 연간 100명을 가르쳤다고 가정하면 그 제자들만 75만명에 달한다”며 “이 많은 사람들이 선진학문을 배우는 기회를 얻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선친의 뜻을 이어 앞으로도 초심을 잃지 않고 인재양성과 학술교류, 한미 양국간 투자와 협력 등 고등교육재단과 SK가 해온 일들을 지속 발전시키겠다고 밝혔다.

토마스 번 코리아소사이어티이사장은 “최태원 회장은 고등교육재단 이사장으로서 해외유학 장학사업을 열정적으로 했으며 이를 통해 국가 인재양성은 물론 한미관계 발전에 기여한 점을 높이 평가해 올해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밴플리트상’은 코리아소사이어티가 한국전쟁 당시 미 8군 사령관을 지낸 고 제임스 밴 플리트 장군을 기리기 위해 제정한 상이다. 원래 재단 본부가 있는 뉴욕에서 매년 시상식을 열었으나 올해는 재단 설립 60주년을 맞아 특별히 서울에서 진행했다.

올해 미국 측 수상자로 선정된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에 대한 시상식은 오는 9월 뉴욕에서 별도로 열린다. 앞서 최 회장 선친인 고 최종현 선대회장도 미국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국문화체험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실시해 한국문화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양국 우호 증진에 기여한 공로 등으로 사후인 1998년 이 상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