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시장 초대형거래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프라임오피스빌딩이 휘청인다. 공급과잉이 심한 데다 경기침체로 기업 구조조정이 잇따라 공실이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지역별 빈익빈부익부 현상도 나타난다. 서울 3대도심인 광화문·여의도·강남의 공실률이 상반된 추이를 보이는 것. 국내 대기업과 금융기업의 메카로 불리는 광화문·여의도는 빈 사무실이 눈에 띄게 늘었지만 강남은 상대적으로 공실이 적어 오피스시장의 양극화가 심화되는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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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대우건설 |
최근 몇년 사이 서울 도심에서는 ‘임대’ 현수막이 수개월째 걸려있거나 1층 상가가 텅 빈 빌딩을 흔히 볼 수 있다. 부동산컨설팅기업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코리아가 최근 발표한 ‘서울 오피스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올 2분기 공실률은 11.3%로 10년 만에 3~4배 상승했다. 특히 광화문과 여의도의 공실률이 각각 13.9%, 14.3%를 기록해 서울 평균보다 높은 데 반해 강남은 6.2%로 절반 수준을 보였다.
공실률이 높아진 건 기업들이 사무실 규모를 축소하거나 임대료가 낮은 도심 외곽과 신도시 등으로 이주하는 가운데 주요 대기업 계열사의 이동이 두드러진 탓으로 분석됐다.
광화문 일대에서는 SK건설이 올 초 플랜트부문을 새로 리모델링한 수송타워빌딩으로 이전했다. 이에 SK건설이 그동안 임차하던 파인애비뉴빌딩의 공실이 급증하며 공실률에 반영됐다. 또 LG그룹 계열사인 LG전자·LG이노텍은 서울스퀘어에서 LG서울역빌딩으로, SK커뮤니케이션즈는 NH농협생명빌딩에서 T타워로 이전했다.
광화문보다 더 심각한 곳은 여의도다.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관계자는 “올 들어서는 여의도 공실률이 큰 변동이 없지만 장기적으로는 더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가장 큰 이유는 대규모의 사옥 이전이다. LG CNS는 현재 입주 중인 전경련회관에서 다음달 국내 최대규모의 연구개발(R&D)단지인 마곡지구 LG사이언스파크로 이전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전경련회관은 14개층 약 2만3140㎡의 공실면적이 발생한다.
반면 강남은 공실률이 낮고 하락하는 추세다. 프라임오피스빌딩의 공급이 비교적 적은 데다 스타트업·벤처·외국기업의 비중이 높아 공유오피스 공급이 안정적이라는 분석이다.
광화문 일대에서는 SK건설이 올 초 플랜트부문을 새로 리모델링한 수송타워빌딩으로 이전했다. 이에 SK건설이 그동안 임차하던 파인애비뉴빌딩의 공실이 급증하며 공실률에 반영됐다. 또 LG그룹 계열사인 LG전자·LG이노텍은 서울스퀘어에서 LG서울역빌딩으로, SK커뮤니케이션즈는 NH농협생명빌딩에서 T타워로 이전했다.
광화문보다 더 심각한 곳은 여의도다.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관계자는 “올 들어서는 여의도 공실률이 큰 변동이 없지만 장기적으로는 더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가장 큰 이유는 대규모의 사옥 이전이다. LG CNS는 현재 입주 중인 전경련회관에서 다음달 국내 최대규모의 연구개발(R&D)단지인 마곡지구 LG사이언스파크로 이전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전경련회관은 14개층 약 2만3140㎡의 공실면적이 발생한다.
반면 강남은 공실률이 낮고 하락하는 추세다. 프라임오피스빌딩의 공급이 비교적 적은 데다 스타트업·벤처·외국기업의 비중이 높아 공유오피스 공급이 안정적이라는 분석이다.
지난해 9월 준공된 삼성동 파르나스타워는 IT기업 카카오프렌즈·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와 부동산회사 신세계프라퍼티가 임차계약을 체결하며 공실률이 5%대로 떨어졌다. 남은 공실은 법무법인 율촌이 추진 중인 임차계약이 확정될 경우 모두 해소될 전망이다. 또한 재계 1위 삼성그룹의 금융계열사들이 지난해 이후 광화문에서 강남으로 이전한 것도 공실률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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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오피스빌딩. /사진=머니투데이 DB |
◆저금리·저성장에 '먹구름'
공실률이 높아진 건 오피스빌딩의 공급이 늘고 기업 구조조정, 비용절감, 유연근무제 등으로 불필요한 사무공간이 줄어든 탓으로 분석된다.
광화문의 경우 최근 2∼3년 동안 그랑서울·D타워·시그나타워·KT광화문빌딩 등 초대형빌딩이 10개가량 세워졌다. 광화문 인근에서도 신한L타워·대신파이낸스센터·이화정동빌딩이 준공을 마쳤고 올해는 KEB하나은행·아모레퍼시픽이 을지로와 용산에 신사옥을 짓는다. 세빌스코리아에 따르면 올 1분기 서울 프라임오피스빌딩의 공급면적은 롯데월드타워를 제외하고 전년동기대비 7% 증가했다.
그럼에도 공급은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저성장이 이어지고 금리와 투자수익률이 낮아져 기업 입장에선 부동산자산을 늘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부동산시장 관계자는 “글로벌경제가 저성장을 지속하면서 수출침체와 내수위축으로 부동산 투자수요가 늘고 임차수요는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에서는 일부 대기업이 몸집을 줄이려고 부동산자산을 매각하기도 한다. 삼성그룹은 광화문 인근의 삼성화재와 삼성생명 사옥, 수송타워, 종로타워의 지분을 매각했다. 부영이 올 초 삼성화재로부터 4380억원에 인수한 부영을지빌딩은 공실률이 75%까지 치솟기도 했다. 올 상반기 청계천로의 시그니쳐타워가 매각됐고 KB금융지주 등도 부동산 매각에 나섰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경기가 더 나빠질 것이라는 신호이자 오피스빌딩의 공급량을 늘리는 요인이라고 분석한다.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관계자는 “불경기로 인한 대기업의 부동산 매각이 시장의 변수가 되고 있다”며 “앞으로 이런 현상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금융회사들은 미국 금리 이슈에 가장 민감한데 재무구조 강화를 위해 부동산자산을 계속 매각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2010년대 들어서는 프라임오피스빌딩이 3∼6개월 무료임대를 하는 ‘렌트프리’(Rent Free)도 많아졌다. 심지어 그동안 건물주들이 빌딩 이미지나 가치를 떨어뜨리지 않기 위해 가급적 자제하던 임대료 인하 사례도 늘어나는 모습이다. 여의도 유화증권빌딩은 올 초 보증금 비율을 높이는 대신 월세 시세를 28% 낮췄다. 세빌스코리아 조사 결과 도심 오피스빌딩의 임대료상승률은 1.0%로 물가상승률(2.2%)의 절반에도 못미쳤다.
강남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테헤란로 일대는 렌트프리 기간을 적용한 임대료가 2014~2016년 3년 사이 15%가량 떨어졌다. 한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건물가치의 하락을 막기 위해 명목상 임대료를 유지하면서 렌트프리나 인테리어비 지원 등을 통해 실질적인 임대료를 낮춘 곳이 많다”고 설명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499호(2017년 8월2~8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