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가을 무렵 전파를 탄 현대자동차의 TV광고를 떠올려보자. 배우 오달수가 등장한 이 광고에서는 현대차가 새롭게 도입한 ‘어드밴티지 프로그램’의 특징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세단을 샀는데 SUV가 눈에 들어온다거나 세워둔 내차를 다른 차가 와서 들이받는다는 등 소비자가 공감할 만한 내용을 다뤘다.
이어 올 초 론칭한 새 광고에서는 ‘현대차라면 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주력했다. 한달이나 입던 옷을 바꿔달라거나 1년 가까이 쓰던 폰이 망가져서 새 것으로 바꿔달라는 소비자, 노트북 할부금을 내기 어렵다고 그냥 반납하겠다는 사례에서 “현대차는 되던데”라는 한마디 대답으로 블랙컨슈머마저 포용하는 느낌을 줬다.
왜 이런 광고를 했을까. 당시 이 광고는 실제 교환 가능 여부와는 관계없이 달라진 회사이미지를 알리는 데 긍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평을 받았다.
이어 올 초 론칭한 새 광고에서는 ‘현대차라면 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주력했다. 한달이나 입던 옷을 바꿔달라거나 1년 가까이 쓰던 폰이 망가져서 새 것으로 바꿔달라는 소비자, 노트북 할부금을 내기 어렵다고 그냥 반납하겠다는 사례에서 “현대차는 되던데”라는 한마디 대답으로 블랙컨슈머마저 포용하는 느낌을 줬다.
왜 이런 광고를 했을까. 당시 이 광고는 실제 교환 가능 여부와는 관계없이 달라진 회사이미지를 알리는 데 긍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평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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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어드밴티지 프로그램 런칭. /사진제공=현대자동차 |
◆차 바꿔준다는 현대차
현대차의 ‘어드밴티지 프로그램’은 3가지 항목으로 구성된다. 구매 후 한달 이내에 마음이 바뀌면 타 차종으로 바꿔주는 차종교환, 1년 이내 사고를 당하면 동일 신차로 바꿔주는 신차교환, 할부금이 남았는데 차가 필요하지 않아 중도에 반납할 때 잔여할부금을 면제해주는 안심할부 등이다.
현대차의 ‘어드밴티지 프로그램’은 3가지 항목으로 구성된다. 구매 후 한달 이내에 마음이 바뀌면 타 차종으로 바꿔주는 차종교환, 1년 이내 사고를 당하면 동일 신차로 바꿔주는 신차교환, 할부금이 남았는데 차가 필요하지 않아 중도에 반납할 때 잔여할부금을 면제해주는 안심할부 등이다.
비슷한 제도를 처음 도입한 건 2008년 미국에서다. 당시 글로벌 경기가 악화되며 미국에서 실직자가 늘자 차를 산 뒤 1년 이내에 실직할 경우 차를 반납할 수 있다는 내용의 ‘어슈어런스’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반응은 뜨거웠고 현대차가 미국시장에서 빠르게 점유율을 높이는 계기가 됐다.
제품전략이 통하지 않는다면 가격할인이나 구매유인 프로모션이라는 카드를 꺼낼 수 있다. 차값을 깎아주는 건 최후의 방책이다. 따라서 차를 운행하는 데 필요한 실질적인 혜택에 주목한 결과 이 같은 프로그램을 내놓게 됐다.
제품전략이 통하지 않는다면 가격할인이나 구매유인 프로모션이라는 카드를 꺼낼 수 있다. 차값을 깎아주는 건 최후의 방책이다. 따라서 차를 운행하는 데 필요한 실질적인 혜택에 주목한 결과 이 같은 프로그램을 내놓게 됐다.
같은 맥락에서 현대차가 이 프로그램을 우리나라에 도입한 건 현 상황이 ‘위기’라고 봐서다. 국내외 경쟁 신차들의 기세에 눌려 신차효과가 미미했고 점유율이 계속 하락했다. 그 결과 지난해 상반기 현대차의 점유율은 안정권이라고 평가받는 40%를 한참 밑돈 37.8%에 불과했다.
결과적으로 이 같은 프로그램에 소비자 관심이 늘었고 공들여 내놓은 신차들이 인기몰이를 하며 올 상반기 점유율은 지난해보다 0.6% 늘어난 38.4%를 기록했다. 지난해 36%였던 내수 점유율이 예전 수준으로 회복된 것. 판매량이 줄었음에도 점유율은 오히려 올랐다.
현대차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업체마다 판촉활동을 강화했음에도 판매량이 크게 늘지 않은 것으로 안다”면서 “지금부터는 서로의 고객을 빼앗아오려는 싸움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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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 스토닉 체인지업 교환 프로그램 실시. /사진제공=기아자동차 |
◆제로섬 게임의 시작
올 상반기 우리나라 자동차시장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판매가 3.4% 줄었다. 국내 완성차업체의 판매실적이 4.0% 줄어드는 동안 수입차는 1.2% 성장했다. 지난 수년간 판매가 부진했던 르노삼성차와 쌍용차의 판매량이 크게 늘었지만 나머지 업체들이 뒷걸음질을 쳤다.
이에 업체들은 현대차처럼 차를 바꿔주는가 하면 경쟁차종 오너가 차를 사면 혜택을 더 주는 등 저마다 구매유인책을 내놨다. 제품 외적인 부문에서도 경쟁이 치열해진 셈이다.
기아차는 ‘스토닉 예스 체인지업 교환프로그램’을 진행한다. 8월 한달 동안 실시하는 이 프로그램은 쌍용 티볼리·르노삼성 QM3·쉐보레 트랙스 보유자가 스토닉을 시승한 다음 구매하면 30만원 상당의 ‘CJ 기프트카드’를 준다.
한국지엠은 KB캐피탈과 손잡고 ‘쉐보레 올 뉴 크루즈’ 구매자를 대상으로 ‘올 뉴 크루즈 프로미스’를 시행했다. 지난달 출고된 크루즈를 구입한 개인 또는 개인사업자가 30일 이내 제품 교환이나 환불을 원할 경우 한국지엠의 전 차종으로 바꿔주거나 환불을 보장하는 서비스로 KB캐피탈에서 1000만원 이상 할부 시 이용할 수 있다.
쌍용차는 지난해 9월 렉스턴W와 코란도C를 대상으로 출고 후 30일 이내 동일차종 신차 교환, 1년 이내 차대차 사고 50% 이상 타인 과실, 차 가격 30% 이상 손해 발생 시 신차로 교환해주는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지난 4월에는 뉴 스타일 코란도C에 이 같은 조건을 내걸기도 했다.
지난해 10월 수입차업체 BMW도 대표 차종인 5시리즈에 ‘1+1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기존 BMW 5시리즈와 올해 출시된 신형 5시리즈를 함께 이용할 수 있는 조건이다. 선납금과 월납금이 있지만 구형과 신형을 모두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차 바꿔줘도 남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손해보고 장사하는 회사는 있을 수 없다. 자선사업이거나 어떤 특수한 목적이 아니라면 한푼이라도 남기는 게 기업의 본질이다. 신차로 바꿔주는 프로그램도 약관을 잘 살펴보면 조건이 꽤 까다롭다. 게다가 관계사의 금융프로그램을 반드시 이용해야 해당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국산차회사의 한 판매사원은 “요즘 소비자들은 예전처럼 무턱대고 사는 경우가 드물다”면서 “차를 고를 때 단지 싼 가격보다 브랜드 이미지, 디자인, 성능 등 여러 조건에 부합해야 지갑을 여는 쪽으로 바뀌고 있다”고 전했다.
이처럼 자동차업체들이 새로운 서비스를 앞세워 소비자를 유혹하는 건 충성도를 높여 이탈을 막으면서 새로운 고객을 유치, 시장점유율을 늘리기 위함이다. 최근 선보이는 새로운 서비스는 차를 운행하는 과정에서의 고민을 덜어주는 쪽으로 기획되고 있다.
이에 또 다른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구매 후에 발생하는 소비자의 부담을 줄여주는 마케팅이 인기가 좋다”면서 “브랜드 충성도를 높이려는 업체들의 치열한 경쟁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