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현대사를 돌이켜보면 수많은 비극이 존재한다. 스스로 쟁취하지 못한 광복, 강대국간 힘의 논리에 따라 결정된 한반도의 분단과 두개의 정부 수립. 출발부터 꼬인 스텝은 곧바로 민족상잔의 비극인 한국전쟁으로 이어졌다. 이 시기를 전후해 전국적으로 셀 수 없이 많은 민간인이 군인과 경찰의 총칼에 쓰러졌다.
하지만 이 시기의 참상은 정확히 기록되지 않았다. 주범인 국가는 외면했고 힘없는 민초의 억울한 피해에 주목하는 이도 없었다. 이렇게 잊혀지는 듯했던 피해자의 생생한 목소리를 담은 책 < 꽃 같던 청춘, 회문산 능선 따라 흩뿌려지다: 한국전쟁 민간인 학살의 기록 호남·제주편 >이 최근 출간됐다.
이 책은 한국전쟁기 폭력의 역사를 생생히 담았다. 특히 누군가가 기록하지 않으면 잊혀질 개인의 역사에 주목했다. 민간인 학살에서 살아남은 생존자들의 처절한 아픔과 읊조림은 먹먹한 울림으로 다가온다. 지난달 25일 저자 정찬대 작가를 만나 아무도 가지 않던 길을 간 이유를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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