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에도 다 태생이 있어요. 칼 될 놈, 호미 될 놈, 낫 될 놈…. 다 달라요. 낫 될 놈은 너무 강해선 안 되고 칼 될 놈은 물러선 안 돼요. 낫은 풀을 잘 베고, 호미는 흙을 잘 파고, 칼은 부러지지 않아야 하니까요.”

형제대장간을 운영하는 형 류상준(64)씨는 도구가 되기 전 쇠의 근본을 이렇게 설명했다. 그래서 연장마다 만드는 방법도 다르다. 상준씨는 “담금질도 잘 해야 하는데 너무 강하게 하면 부러지고, 너무 약하게 하면 꼬부라진다”면서 “각자 용도에 맞게끔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만족할 때까지 연장을 거듭해서 만드는 상준씨의 완벽주의 기질 때문에 형제는 다툴 때도 많았다. 동생 류상남(61)씨는 “곧이곧대로 본인 마음에 들 때까지 (연장을) 만드는 형을 옆에서 볼 때면 답답할 때도 있지만 그만큼 완벽하게 만들어 낸다. 우리 도구 한번 써본 손님은 다른 곳 못 간다”며 웃었다.

두 사람의 기질은 다르지만 그 다름이 톱니바퀴 맞물려가듯 절묘한 호흡을 이뤄낸다.

형제의 꿈은 대장간 박물관을 세우는 것이다. 전통 방식으로 제작한 도구들을 재현해 사라져가는 우리 것을 지키고 싶다. 
[영상] 50년의 담금질, 20년의 두드림(형제 대장장이-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