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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더폭력이 갑작스레 논란을 겪고 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여성정책 콘서트에서 "젠더폭력이 뭐냐"고 되물은 까닭이다.
젠더폭력(gender-based violence)이란 상대 성에 대한 혐오를 담은 신체·정신적 폭력을 의미하는 것으로, 여성주의 논의에서 흔히 쓰이는 표현이다. 홍 대표는 19일 서울 마포구 한 카페에서 한국당 혁신위원회가 주최한 '한국정치, 마초에서 여성으로' 토크콘서트에 참석했다가, ‘젠더폭력’이라는 표현이 나오자 이를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반응을 보여 여성인사들로부터 비판을 받았다.
이날 행사는 자유한국당이 취약 지지 계층인 여성으로부터 의견을 수렴하고 정책에 반영한다는 취지로 마련됐다. 발제를 맡은 강월구 강릉원주대 초빙교수가 '성불평등' 상황에 대해 설명하자 홍 대표는 "젠더폭력이 뭐냐. 이해가 안간다"고 밝혔다.
류석춘 혁신위원장 역시 "요즘 세상에 남성우월적으로, 남자 권력으로 여성을 지배한다는 것은 이미 지나간 이야기다. 성평등을 넘어 여성 우월적으로 가지 않았나라는 생각도 든다. 주장이 지나치다"며 여성 중심 논의에 불편한 기색을 보였다.
이에 채경옥 한국여기자협회 회장은 "홍 대표가 젠더폭력이 뭐냐고 묻고, 류 위원장이 부연설명하는 것을 보고 한국당이 아직 멀었다는 생각이 든다"며 자유한국당의 보수적 정서를 성토했다. 채 회장은 "최대 야당의 대표를 하는 분이 이런 문제에 대해 모르겠다고 하면 그 자체가 젠더감수성을 키우지 않았다는 증거"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후 20일 양향자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여성 정책 콘서트에서 젠더폭력이 뭐냐고 물음으로써 참석자 모두를 경악케 했다”며 홍 대표를 비판하는 등 논란이 불거졌다.
추혜선 정의당 수석대변인 역시 이날 논평을 내 “홍준표 대표는 ‘젠더’, ‘젠더폭력’ 등의 개념에 무지한 모습을 보였다. 이 뿐만 아니다. 류석춘 혁신위원장은 “요즘 세상은 성 평등을 넘어 여성 우월적”이라는 발언까지 했다“며 자유한국당을 비판했다.
온라인 상에서 시민들의 갑론을박도 이어지고 있다. 특히 남성 누리꾼들을 사이에서는 성차별 문제를 다루는데 젠더폭력이라는 다소 난해한 어휘가 꼭 필요하지 않으며, 상식이라고 보기도 어렵다는 반응이 많다. 반면 젠더폭력 논의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을 차치하고, 시사 현안에 대해 국회 제1야당 대표가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