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분기와 2분기 코스피 상승랠리에 올라타며 승승장구했던 증권사들이 올 3분기에도 만족스런 성적표를 받을 전망이다. 지난 8~9월에는 코스피가 조정장세를 보였지만 크게 밀리지 않았고 ELS(주가연계증권) 발행이 호조를 보여 실적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돼서다.

또한 최근 코스피가 다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반등 신호탄을 쏘아 올린 데다 하반기 초대형 IB(투자은행) 출범을 앞둬 앞으로 쏠쏠한 수익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ELS 조기상환, 3분기 버팀목

지난 1분기와 2분기 국내 53개 증권사의 순이익은 각각 9731억원, 9446억원으로 상반기에만 2조원에 육박했다. 2분기 연속 이어진 실적호조는 올 3분기에도 유효할 전망이다.

에프앤가이드가 컨센서스를 제공하는 4개 증권사(미래에셋대우·NH투자증권·삼성증권·키움증권)의 올 3분기 순이익 전망치(연결기준)는 3150억원이다. 지난 2분기 순이익이 4097억원인 것과 비교하면 23%가량 줄어들 전망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지난 2분기 실적이 워낙 좋았던 것이지 올 3분기 실적이 부진한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3분기(2127억원) 대비 48%나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


[머니S토리] 증권업계 4분기까지 '쾌청'

상반기에 고공행진하던 코스피는 지난달 중순까지 반복된 북한 미사일 도발 등 지정학적 리스크 여파로 조정을 이어가면서 거래대금이 늘지 않았다. 또 시장금리 상승으로 채권금리가 소폭 올랐고 이에 따른 채권평가손실이 다소 커질 전망이어서 올 3분기 실적 예상치가 떨어졌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지난해보다 채권보유금액이 줄어든 점은 다행이지만 일정 부분 트레이딩 손익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게 그들의 설명이다.
하지만 2분기에 주춤했던 ELS 조기상환이 올 3분기 큰 폭으로 늘어난 점은 채권에서 입은 손실을 상쇄할 것으로 보인다. 대형사 대부분은 올 3분기 ELS 조기상환과 발행잔액이 모두 증가했다. 코스피 상승랠리로 지난 1분기에 발행이 급증한 ELS가 올 3분기부터 조기상환되면서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보통 ELS가 조기상환되면 이연수익이 한번에 인식돼 순이익 증가폭이 확대된다. 운용기간이 짧아지면서 헤지비용을 절약할 수 있는 점도 증권사에 긍정적이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1분기 실적호조를 이끈 ELS가 올 3분기 실적의 버팀목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아울러 올 3분기 IB부문도 양호한 흐름을 이어온 것으로 보인다. 특히 IPO(기업공개)가 연말에 집중되는 데다 올해 IPO 공모금액이 2010년 이후 최대규모로 예상되면서 수수료 수익도 쏠쏠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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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반등… 4분기까지 ‘굿’
본격적인 초대형 IB시대를 맞아 증권사들의 실적은 올 하반기까지 무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형사의 경우 기업의 자금조달을 주선하고 IPO, M&A(인수·합병)를 주관하는 등 IB 비즈니스로 전체 수익의 20% 가까이 벌어들이는 추세다.

NH투자증권은 올 상반기 IB부문 수수료수익이 802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대비 79.0% 증가했다. 이는 전체 수수료수익의 26.4%에 해당하는 규모다. 삼성증권도 올 상반기 IB부문 수수료수익이 326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43.8% 급증했다. 이들 대형사의 IB부문은 전통적 수익원인 브로커리지(주식매매중개) 감소에 따른 공백을 빠르게 메우며 주력사업으로 자리 잡았다.

따라서 대형사들의 IB부문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인 대형사를 대상으로 발행어음을 허용하는 초대형 IB제도가 이르면 이달 안에 시행되는 점도 경쟁을 부추긴다. 지난 6월 말 기준 자기자본이 4조원 이상인 증권사는 미래에셋대우(7조1498억원)와 NH투자증권(4조7278억원), 한국투자증권(4조3450억원), 삼성증권(4조2538억원), KB증권(4조2064억원) 등 5개사다.

앞서 이들 대형사는 초대형 IB 출범을 앞두고 빠른 속도로 자기자본을 확충했다. 이렇게 모은 자금으로 인수금융과 부동산금융 투자를 확대한 터라 올 3분기부터 관련 이익이 증가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일각에서는 초대형 IB와 관련해 단기수익이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본다.

하지만 이번 3분기를 기점으로 시간이 지나면서 수익기여도가 점차 높아질 것이라는 의견에 대체로 동의했다. 중소형사들도 대형사와 직접적 경쟁은 피하되 IB부문 틈새시장을 노리며 활로를 모색 중이어서 증권업계의 실적개선에 긍정적으로 기여할 전망이다.

박혜진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코스피지수가 다시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시장환경이 증권업계에 유리한 상황”이라며 “뿐만 아니라 이들의 IB부문 네트워크와 운용역량 향상 등이 더해져 하반기에도 대형증권사의 실적개선 추세가 이어질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글로벌증권사의 경우 IB가 일찌감치 핵심업무로 자리매김했다”며 “이번 초대형 IB 출범을 기점으로 글로벌 변화에 발맞춰 새로운 비즈니스모델이 정착한다면 수익성 개선이 꾸준히 나타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10호(2017년 10월18~24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