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주식이 가장 우호적 투자자산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년간 각종 정치적 리스크와 지정학적 불안감은 이미 정점을 통과했으며 경기지표에 대한 의심은 확신으로 변했다. 이에 따라 경기와 기업실적의 펀더멘탈 강화로 확인된 방향성을 믿고 위험자산에 대한 비중확대를 지속해야 한다.


[고수칼럼] 2018년, 경기민감 ‘가치주’에 주목하라


◆상승기 접어든 '글로벌경제'
글로벌경제는 올해 3.2% 성장에 이어 내년에는 3.3%의 완만한 성장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선진국은 동일한 성장흐름을 나타낼 것으로 보이고 이머징은 성장이 개선될 전망이다. 보다 중요한 것은 이익의 방향성이다. 완만한 실질성장률과 그 속에서 회복되는 명목성장률은 기업이익의 지속적 성장을 뒷받침할 것이다.

글로벌기업들은 매출을 늘리기 불리한 환경에서 비용절감으로 마진을 높였다. 이는 기업의 비용구조에서 큰 역할을 차지하는 노동비용과 물가, 이자비용 하락 등이 기업이익 회복에 큰 역할을 했다는 뜻이다.


올해 나타난 기업이익 증가는 매출회복을 바탕으로 단순한 비용절감을 넘어 드라마틱한 반전을 나타낸다. 지역별로 기업이익 증가율이 가장 두드러진 곳은 신흥국이다. 신흥국 국가의 이익률과 ROE(자기자본이익률) 개선 폭이 선진국보다 훨씬 크게 나타났다. 이처럼 숫자로 확인할 수 있는 경기 확장국면과 연속성은 내년 시장을 견인할 준비를 하고 있다.

4년 전 메릴린치를 통해 세간에 알려진 그레이트 로테이션이라는 용어는 2008년 금융위기 발발로 위험회피 심리가 확산되면서 안전자산으로만 자금이 몰렸던 것이 경기가 점차 회복되면서 채권이 주식으로, 안전자산에서 위험자산으로 자금 이동이 일어난다는 것을 말한다.

아직 이 같은 변화는 나타나지 않았으나 최근 채권금리와 주식시장이 동반 상승하는 양상이다. 한국을 비롯해 터키, 멕시코, 브라질, 신흥국 국채금리가 10년물 기준 0.1~0.5% 급등했고 주식시장도 2~5% 수익률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이어가고 있다. 이는 경기 회복으로 금리상승을 견뎌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됐다고 볼 수 있다.


고용지표와 ISM 제조업 지표 호조 등으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내년 3회 이상 금리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고 있음에도 위험 판단 지표인 하이일드 스프레드는 안정적인 흐름을 나타낸다. 물가 압력이 도래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볼 수 있으며 국제유가도 상승률이 올라가는 구간으로 접어들었다. 글로벌 유효 수요와 기저효과로 인해 내년에 자연스럽게 물가 압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주식시장의 주도 업종도 바뀔 가능성이 높다.

◆2018년 주목할 국내주식은

올해 주식시장은 IT와 바이오를 제외하면 소외감이 극심했다. 올해 시장을 주도한 스타일은 가치주보다 성장주다. 사이즈 측면에서도 대형주가 중소형주를 압도하면서 대형 성장주가 시장을 이끌었다. 저금리 환경에서 폭발적인 이익 증가세가 확인됐고 4차 산업혁명에 힘입어 IT기업의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되면서 미국에서는 아마존을 비롯한 FANG 기업이, 국내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이익이 급증했다.

다만 이러한 성장주의 랠리는 하반기 들어 약해지고 있다. IT를 비롯한 성장주의 이익추정치는 금리 변화에 민감한데 미 연준은 12월 금리인상을 사실상 인정했고 한국은행 금통위도 금리인상을 시사하면서 스탠스의 전환을 시사했다. 이에 따라 내년은 성장주에 편중됐던 주식시장의 무게가 경기소비재와 산업재 등 경기민감형 가치주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

내년 주식시장은 가치주 스타일을 살펴보면서 기업 지배구조와 신재생에너지 3020 정책과 바이오경제 혁신전략, 정부의 코스닥 활성화 방안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현 정부의 경제민주화 정책은 재벌개혁을 가속화하고 스튜어드십 코드 채택 확대 등으로 행동주의 펀드의 영향력을 확대시켜 주주환원 요구 확산을 만들 전망이다. 외국인투자자들이 좀 더 공격적이고 장기적인 투자를 할 수 있는 배경이 마련된 셈이다. 신정부 출범 이후 기업규제가 강화되고 있으나 정부가 정책적으로 육성하려는 업종은 유망하다. 신재생에너지 3020 정책과 바이오경제 혁신전략 2025가 그 예다. 태양광, 풍력에너지, ESS 관련 업체들과 신약 개발과 관련된 바이오업체들에 지속 관심이 필요하다.

또한 정부는 혁신 창업 생태계 조성방안을 내놓고 벤처기업 살리기에 몰두하고 있다. 혁신 창업 활성화에 대한 내용은 관련 예산 확대, 10조원 규모의 혁신 모험펀드 조성, 이와 관련 20조원 규모의 대출프로그램 마련, 세제 관련 인센티브 도입, 창업 초기 기업에 대한 소득공제 구간과 공제율 조정, 스톡옵션 비과세 등이다.

주목해야 할 부분은 코스닥시장 활성화 방안이다. 구체적인 안은 12월 중 발표 예정으로 코스피와 코스닥 종목을 함께 편입한 신규 벤치마크 지수 개발과 코스피200을 대신해 코스닥 종목도 편입하는 대용지수를 만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코스닥 종목에 대한 인덱스 투자 비중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연기금의 코스닥 투자비중 상향도 검토할 계획이다. 현재 국민연금의 코스닥 투자비중은 언론보도에 의하면 2% 수준인데 10%까지 상향을 유도하는 방안을 검토키로 했다.

올 한해만 보면 내년 시장에 대한 접근은 지수만으로도 부담스러울 수 있다. 올해 대형주 중심의 시장 상승 구도가 전개됐다면 내년은 대형주와 중소형주의 괴리가 축소되면서 주도주의 확산이 전망된다. 금리 변동성 확대에 따른 할인율 변화, 중국A주 MCSI 편입 등 굵직한 이슈가 있으나 시장 조정은 매수 기회로 보인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16호(2017년 11월29일~12월5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