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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츠로셀 본사 사옥./사진=머니S |
비츠로셀은 2006년부터 지난 13년 간 매년 흑자를 유지해온 강소기업이다. 이 회사의 거래처는 국내 한화, LIG넥스원 등이 있고 해외에서는 BHARAT ELECTRONICS를 통해 인도 국방부에 엠플 전지를 납품한다. 이외에도 전세계 40여개국에 진출했다. 이 회사는 수년 간의 품질보장 기간을 거쳐야 실질적인 거래가 이뤄져 진입장벽이 높은 배터리 업계에서 탄탄한 입지를 굳혔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런데 지난해 4월21일 밤 발생한 화재로 양산공장이 전소되면서 큰 위기를 맞았다. 당시 화마가 삼킨 생산라인을 매출로 환산하면 매출액의 대부분에 해당하는 886억원 규모다. 주권거래도 정지됐다. 사실상 기업능력을 상실한 셈이다.
장승국 비츠로셀 대표는 “(화재가 발생한 날)저녁 10시30분쯤 연락을 받고 공장으로 급하게 달려갔더니 소방관들이 불구경하고 있더라. 불길이 너무 강해서 손댈 수 없을 지경이었다”며 “불은 다음날 오전 5시30분이 돼서야 꺼졌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러나 사업기반을 통째로 화마에 빼앗긴 비츠로셀은 놀라울 정도로 빠른 재기를 시작한다. 2~3개월 만에 청북과 면천에 공장을 신규 개설해 생산에 들어가고 고객사들도 일일이 만나 상황을 설명하고 양해를 구했다. 새로운 대규모 당진공장도 1년 만에 설계부터 시공까지 끝내고 자체 설계한 생산라인까지 구축했다.
장 대표는 “돈이 있었고, 기술이 있었고, 사람이 있었던 덕분이다. 주요 고객사들도 대부분 유지했다”며 “협력사들도 관계가 15~20년 된 동반사와 같은 관계들이기에 믿고 기다려 줬다. 복구비용도 화재보험금과 보유현금을 활용해 차입금 없이 끝냈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화재 이후 4~6주 내에 주요 복구 계획을 수립하고 공장부지 계약, 임시 공장 임대계약, 설비 발주 등을 빠르게 진행했다.
아직 페인트 냄새가 채 가시지 않은 당진 공장에서 만난 장 대표는 “과거보다 10배 이상 튼튼하게 지었다”고 자부했다. 비츠로셀 공장장은 “그 동안의 노하우로 당사가 직접 설계한 장비들”이라며 “독자적인 기술력이 담겼다”고 말했다.
눈에 띄는 점은 생산이 사실상 멈춘 기간에도 재무적으로는 거의 충격이 없었다는 점이다. 이 회사의 자산은 2016년 6월 말부터 올해까지 1138억원에서 1327억원으로 늘었다. 이익잉여금도 640억원에서 808억원으로 증가했다. 그러면서도 부채는 234억원에서 247억원으로 거의 늘지 않았다. 재고량도 이미 화재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다만 매출채권은 지난해 상반기 541억원에서 하반기 171억원으로 약 70% 급감했다.
비츠로셀의 이 같은 빠른 회복세는 화재보험금 438억원 외에도 탄탄한 인지도와 기술력을 기반으로 영업이익률이 약 18%에 달하는 양호한 수익구조를 지켜온 덕분으로 풀이된다.
장 대표는 비츠로셀에 대해 ▲R&D 인적자원 ▲제품의 완전자동화와 수직계열화를 통한 코스트 관리 ▲세계 최고 수준의 품질관리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다양한 제품군 ▲스피드와 추진력 등이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비츠로셀은 올해 매출액 1300억원, 영업이익 210억원, 당기순이익 180억원을 예상하고 있다. 이는 리튬 수급 불안과 외화 변동에 따른 보수적 전망이라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장 대표는 “리튬 수급은 연말 물량까지는 이미 확보된 상태”라며 “내년 전략적으로 더 늘리려고 한다. 러시아 업체에도 11월부터 리튬을 공급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내달 초를 전후해 주권거래가 재개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거래소에서 리뷰를 끝내고 거래재개가 되는 것은 단순한 절차상의 시간문제”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