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에서 파이어족(Financial Independence Retire Early)이 인기다. 경제적 자립을 토대로 자발적 조기 은퇴를 추진하는 사람들을 일컫는다. 30대 후반, 늦어도 40대 초반까지 조기은퇴를 목표로 생활하는 게 특징이다. 

파이어족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후 경기침체기에 사회생활을 시작한 이른바 밀레니얼 세대(1981~1996년생)를 중심으로 확산됐다. 직장에서 성취감을 못 얻는 불만, 학자금 대출 상환 부담, 극심한 불황 속에서 안정된 삶을 향한 열망이 파이어운동을 불러일으켰다.
/사진=이미지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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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착같이 돈을 모아 일찍 은퇴하기를 바라는 젊은 층에게 자산관리는 필수다. 지출과 소비를 철저히 관리해 본인에게 맞는 적절한 상품에 투자하고 목적에 맞는 자금을 마련해야 만족스런 은퇴를 준비할 수 있다. 불확실한 미래가 탄생시킨 파이어족의 안정된 자산관리 전략을 알아보자.
◆1억원 만들기, 지출 줄이고 저축 늘려라

#직장인 최진영씨는 종잣돈 1억원을 모을 계획이다. 최씨의 급여는 세후 약 300만원이며 고정지출은 월세 50만원, 생활비 100만원, 여유자금 150만원이다. 이제 막 몇달간 급여를 받기 시작했는데 어떻게 생활해야 빨리 1억원을 만들 수 있을지 고민이다.


먼저 최씨의 수입과 지출을 살펴보면 월수입에 비해 월세의 비중과 생활비가 많은 편이다. 월세를 전세로 전환해 현금 유동성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 전세금 마련이 여의치 않으면 전세금 대출을 받는 것도 검토해보자. 전세자금 이자 납입금액이 월세보다 적은 경우 절약한 부분을 저축으로 돌릴 수 있어서다. 실제 최씨가 고정지출을 30만원 줄이고 월세를 20만원 절감하면 여유자금 50만원을 더 확보할 수 있다. 

생활비 100만원도 줄여야 한다. 국민연금관리공단에 따르면 부부(2인 기준)로 구성된 가정은 한달에 최저 110만원의 생활비가 필요하다. 가장 좋은 재테크는 지출을 줄이는 것이라는 말도 있다. 불필요한 지출은 최대한 줄이고 저축을 늘리는 습관을 가져보자. 

카드를 사용할 때 신용카드 보다 체크카드를 사용하는 것이 유리하다. 신용카드는 연말공제시 300만원 한도 내에서 15%를 공제받을 수 있다. 하지만 체크카드는 30%로 두배다. 또한 신용카드는 통장에 돈이 없어도 결제할 수 있어 불필요한 지출을 늘릴 가능성이 크지만 체크카드의 경우 통장의 잔액만큼 결제가 가능해 충동적인 지출을 예방할 수 있다.


보험에 가입할 때도 공제 여부를 확인하자. 실손의료보험, 정기보험, 상해보험, 건강보험 등 보장성보험은 연말정산 시 100만원 한도 내에서 12%까지 세액을 공제해준다. 월세로도 세금을 공제받을 수 있다. 750만원 한도 내에서 주거용 오피스텔, 고시원, 원룸 등 월세 지급액에서 총 10%로 세금 공제가 가능하다.

◆빠른 은퇴준비, 세테크 상품 주목

단순히 연 2%대 적금을 매달 약 160만원씩 60개월(5년)동안 납입하면 약 1억원이 된다. 다양한 금융상품을 굴리면 1억원 마련시기를 앞당길 수 있다. 
[고수칼럼] 당당한 '파이어족'을 위한 종잣돈은 얼마?
먼저 사회초년생의 필수 저축상품인 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을 검토해보자. 월 5만원씩 60개월 납입해 300만원을 만들면 내집 마련에 1순위가 될 수 있다. 1순위 청약을 위한 납입 금액도 지역별로 다르다. 서울·부산은 전용면적 85㎡ 이하 민영주택 청약시 300만원 이상, 102㎡ 이하 600만원 이상, 135㎡ 이하 1000만원 이상을 예치해야 한다. 모든 면적대 청약이 가능한 납입금액은 1500만원 이상이다. 
기타 광역시는 전용 85㎡이하 250만원, 전용 102㎡ 이하 400만원, 전용135㎡이하 700만원을 최소 예치해야 1순위 청약이 가능하다. 이밖의 기타 시·군 지역은 200만∼500만원이다.  

아울러 로보어드바이저를 활용한 금융상품 투자에 나서보자. 로보어드바이저는 투자자의 성향에 따라 빅데이터에 기반한 알고리즘을 활용해 자산을 관리해주는 자동화된 서비스다. 인공지능과 머신러닝(기계학습) 기술을 바탕으로 목표 수익률에 따라 수시로 운용자산의 편입 비중을 재조정(리밸런싱)한다.

투자자가 일일이 신경쓰지 않아도 저렴한 수수료로 알아서 자산을 굴려준다는 점이 장점이다. 상승장에서는 돋보이지 않지만 하락장에서 뛰어난 위험관리 능력을 선보이며 수익률과 안정성 측면에서 두각을 나타낸다. 은행의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는 손쉽게 가입하고 50만~100만원 규모의 소액으로도 투자할 수 있다.

직장인은 세금 줄이기에 신경써야 한다. 연말정산에 대비해 세테크 상품을 투자 바구니에 담아보자. 개인형 퇴직연금계좌(IRP)는 연금저축계좌와 합산해 연간 납입액 700만원까지 세액공제가 가능하다.

IRP는 연금저축계좌 없이 단독으로도 700만원까지 세액공제가 가능하다. 연금저축계좌는 연간 납입액의 400만원(연간 총급여 1억2000만원 초과 또는 종합소득 1억원 초과시 연간 300만원)까지 세제 혜택이 있다. 세액공제율은 연간 총급여 5500만원 이하는 16.5%, 5500만원 초과는 13.2%다. 다만 두 상품 모두 만 55세까지 유지해야 한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 

IRP는 종전 퇴직연금제도 가입 근로자만 가입이 가능했던 것이 지난해 7월부터 대상이 대폭 확대됐다. 자영업자와 지역연금 가입자(공무원, 사립학교 교직원, 군인, 별정우체국 직원 등), 1년 미만 재직근로자도 가입할 수 있다.

연금저축계좌는 보험사가 판매하는 연금저축보험과 증권사가 판매하는 연금저축펀드가 있다. 연금저축보험은 의무 납입기간이 7년 이상으로 길지만 매년 적립액의 100%(최고 400만원)까지 소득을 공제해주며 연금은 만 55세부터 받을 수 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72호(2018년 12월25~31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