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영화 '살인의 추억' 스틸컷
/사진=영화 '살인의 추억' 스틸컷

국내 최악의 미제사건 중 하나로 꼽히던 화성연쇄살인사건 유력 용의자가 특정되면서 이 사건을 모티브로 한 영화 '살인의 추억'(2003년 개봉, 감독 봉준호)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실제로 영화는 당시 사건을 사실적으로 묘사해 관객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우선 송강호가 연기한 주인공 '박두만'은 당시 연쇄살인사건 수사팀장이었던 하승균(73) 전 총경을 모델로 했다. 하 전 총경은 실제로 이 사건을 가장 오래 파해쳤고, 퇴임 이후에도 용의자 찾기에 주력해왔다.


영화 속에서 용의자 '백광호'(박노식 분)는 의심을 받던 중 기차에 치여 숨진다. 지난 1990년 11월 발생한 9차 사건 용의자 A씨도 사건 수사 도중 기차에 스스로 몸을 던져 사망했다.

치밀한 범행수법도 적나라하게 묘사됐다. 농수로에서 나체상태로 유기된 채 발견된 2차(1986년 10월) 피해자 박모(당시 25세)씨, 스타킹으로 결박돼 살해된 채 발견됐던 4차(1986년 12월) 피해자 이모(당시 23세)씨 사건의 범행 수법이 영화 속 상황과 유사하다.

소품도 사건 당시 사용되던 물건들이 그대로 스크린에 옮겨졌다. 극중 등장한 '너는 자수하지 않으면 사지가 썩어 죽는다'라는 문구가 적힌 허수아비는 당시 형사들이 실제로 세워놓았던 것을 재현한 것이다.


반면 차이점도 있다. 우선 범인은 극중 증거를 전혀 남기지 않는 치밀한 인물로 묘사되나, 실제 사건에서는 현장에서 담배꽁초, 머리카락 등 여러 증거들이 남아있었다.

또 영화 속 피해자들은 모두 비오는 날 붉은색 옷을 입은 채 살해당했다는 설정으로 나왔다. 그러나 실제 10차례의 살인사건 중 붉은색 옷을 입은 피해자는 1명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