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eyS Report] 부동산 vs 금융① 제로금리 시대, 떠오르는 상장리츠 

재테크시장에서 부동산 간접투자회사 리츠(REITs)가 인기몰이 중이다. 저금리 환경에 중위험·중수익을 내는 리츠의 인기가 급부상하면서 리츠시장은 2016년 25조원에서 지난해 말 기준 50조원으로 두배가량 성장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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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국내 증시에 상장한 리츠는 ▲NH프라임리츠 ▲롯데리츠 ▲모두투어리츠 ▲신한알파리츠 ▲에이리츠 ▲이리츠코크렙 ▲케이탑리츠 등 총 7종이다. 올 상반기 리츠시장에 알려진 공모 대기물량은 2조원에 달한다. 국내 상장 리츠의 구성이 다양해지면서 투자자들은 즐거운 고민에 빠졌다.

배당에 절세 매력, 노후자산 급부상

리츠는 다수의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 부동산이나 부동산 관련 자본·지분에 투자해 발생하는 임대수입, 매각차익을 배당하는 부동산 간접투자 상품이다.
금융지주사들이 리츠AMC(자산관리회사)를 설립하고 리츠상품을 개발, 상장하는 등 시장 진출에 적극 나선다. 투자자의 자금을 위탁받아 투자·운용업무를 수행하는 방식이다.

신한금융지주는 신한알파리츠를 유가증권시장에 공모 상장했고 판교 알파돔시티(실물부동산)와 코크렙더프라임리츠(리츠 주식)에 투자해 6~7%의 배당 수익을 돌려준다. 현재 판교의 크래프톤타워(판교알파돔)의 공실률은 제로다. 용산더프라임타워의 공실률도 3~4%에 불과하다.


NH프라임리츠도 오피스 리츠의 대표주자다. NH리츠는 서울스퀘어와 삼성물산 서초사옥, 강남N타워, 잠실SDS타워 등 서울 각지의 랜드마크격 부동산을 기초자산으로 편입해 향후 시세차익도 기대할 수 있다. 가령 10년 후 NH리츠에 담긴 잠실SDS타워가 매각되면 투자자들이 시세차익을 나눠 가질 수 있다.

세제 혜택도 리츠의 장점이다. 금융당국은 공모 리츠와 부동산펀드의 배당에 혜택을 주는 조세특례제한법 시행령이 입법예고했다. 주요 혜택은 5000만원 한도로 공모 리츠나 부동산펀드의 배당에 대해 9%의 분리과세가 적용된다. 다만 장기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해당 종목이나 펀드를 앞으로 3년간 보유해야 해야 하며, 세금 혜택도 3년 동안만 받는다. 현재는 공모 리츠·부동산펀드의 배당에 대해 14%(주민세 별도)의 세율이 적용되고 있다.

투자자가 증권사나 은행 등 판매사를 통해 신청서류를 제출하면 그 시점으로부터 3년간 저율 분리과세를 적용받을 수 있다.


만약 지난해 12월 말 배당기산일 기점으로 리츠를 보유한 투자자라면 올해 3월 말 배당이 나오기 전에 과세특례를 신청해야 세금을 아낄 수 있다. 3년 미만으로 보유할 경우 가산세를 부과하지는 않지만 기존에 받았던 세금 혜택을 반환해야 한다.

절세 혜택 대상은 해외 부동산, 리츠 펀드나 리츠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도 포함된다. 세제 혜택이 제공되면 일반투자자는 물론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 고액자산가들도 절세 효과를 볼 수 있어 관심이 높아질 전망이다.

이외에도 리츠는 월급처럼 꾸준한 소득을 안겨주는 노후자산으로 활용할 수 있다. 배당주 투자로 매달 현금흐름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매년 2월, 5월, 8월, 11월 배당을 하는 펜실베이니아 부동산 투자신탁과 텍스톤 부동산펀드(3월, 9월 배당), 웨렐다브(4월, 7월, 10월 배당), 뉴리버리츠(4월, 6월, 10월, 12월 배당) 등에 투자하면 거의 매달 배당 수익을 얻을 수 있다.

또한 퇴직연금과 개인형 퇴직연금(IRP)에서 리츠를 운용할 수 있다. 만약 은행이나 보험사에 퇴직연금과 IRP적립금을 맡겼으면 상장리츠 거래가 가능한 증권사로 적립금을 이체해야 한다.

미래에셋은퇴연구소 관계자는 “퇴직연금은 원리금보장상품 위주의 자산운용으로 수익률이 매우 저조하다”면서도 “상장 리츠는 예금과 같은 낮은 금리의 상품보다 다양한 자산에 분산 투자해 수익률 증가에 유용한 수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쇼크에 연초 대비 16%나 빠져

문제는 수익률이다. 지난해 뜨거운 인기를 끌었던 상장 리츠가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타격을 입고 있다. 특히 확진자가 다녀간 백화점과 대형 할인점은 일정 기간 문을 닫아 매출 부진과 매장 공실 등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리츠코크렙 주가는 상업용 부동산시장의 침체로 하락세를 보이며 종가기준 지난 10일 5610원으로 올초(6730원)보다 1120원(16.64%) 빠졌다. 이리츠코크렙의 주요 자산은 NC백화점(야탑점)과 뉴코아(일산, 평촌점), 2001아울렛(중계, 분당점) 등이다.
[부동산 vs 금융] 상장리츠, 자본차익에 배당수익까지 노려볼까
다른 상장리츠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같은 기간 신한알파리츠는 7860원에서 7370원으로 490원(6.23%), NH프라임리츠는 6100원에서 5320원으로 780원(12.78%), 케이탑리츠 951원에서 844원으로 107원(11.25%), 모두투어리츠 3120원에서 2905원으로 215원(6.89%), 에이리츠 6440원에서 5790원으로 650원(10.09%)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리츠상장의 가치를 평가할 때 운영자금(P/FFO) 지표를 잘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P/FFO는 일반 주식의 주가수익비율(PER:주가/주당순이익)과 비슷한 개념으로 주가(P)를 리츠의 현금 창출력인 FFO로 나눈 값이다. FFO는 순이익에서 감가상각비와 자산매각손실 등을 빼 리츠의 실질적 배당능력을 보여준다.

여기서 한국 리츠는 투자 대상, 임차 구조 등과 무관하게 P/FFO의 24배 이상으로 평가받고 있다. 미국 리츠는 12~18배, 일본 리츠 15~25배 보다 높은 수준이다. 선진국 대비 고평가를 받는 상장리츠의 주가가 자칫 큰 폭으로 내려가면 배당률보다 더 큰 손해를 볼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

김세련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상장 리츠의 주가가 과열 양상을 띠고 있다”며 “오피스빌딩은 장기 임차인이 있을 경우 배당금 지급에 문제가 없지만 차익 실현을 목표로 부동산 수익증권에 투자한 재간접형 리츠는 시장 하락 시 주가가 내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리츠의 주가 하락을 투자 기회로 잡아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주가가 하락하면서 더 높은 배당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어서다. 차익 실현을 노리는 투자자에게는 주가 하락이 저가 매수 타이밍이다.

박세라 신영증권 연구원은 “연초 코스피시장이 살아나면서 상대적으로 리츠의 배당 매력이 낮아져 주가가 부진했다”며 “4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아 배당수익률이 높은 리츠에 관심이 집중될 것”이라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36호(2020년 3월17~23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