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숨바섬에서 강제 결혼식을 올리기 위해 여성을 납치하는 범죄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올랐다. /사진=한국일보·현지 동영상 캡처
인도네시아 숨바섬에서 강제 결혼식을 올리기 위해 여성을 납치하는 범죄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올랐다. /사진=한국일보·현지 동영상 캡처
인도네시아 숨바섬에서 여러명의 남성이 한 여성을 강제로 납치해 결혼식을 올리는 범죄가 현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동영상을 통해 국제사회에 알려지며 공분을 샀다.
4일 한국일보 보도에 따르면 이 영상은 지난달 말 대낮에 인도네시아의 인구 약 76만명이 사는 숨바섬에서 벌어진 사건이다. 영상을 보면 남성들이 한 여성을 강제로 차에 태우고 다른 여성들이 와서 납치된 여성을 꺼내려고 한다. 차안의 여성은 울고 바깥의 여성들도 절규했지만 결국 납치된 여성은 남자들에게 끌려간다.

보도에 따르면 숨바섬에선 오래전부터 '카윈 탕캅'(kawin tangkap)이라는 납치결혼 풍습이 있었다. 남성이 결혼할 여성의 가족에게 보석과 옷 등을 보내고 여성은 전통의상을 갖춰 입은 후 '납치'(?)되길 기다린다는 것. 하지만 최근의 범죄는 전통이 아닌 악습을 넘어 심각한 사회문제가 돼 여성들을 공포로 몰아넣고 있다.


이 구스티 아유 빈탕 다르마와티 여성아동보호부 장관은 이번 사건과 관련 "납치결혼 관행은 여성폭력이자 아동폭력"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나의 고향인 발리에 비슷한 관행이 있었으나 현재 규범과 맞지 않아 사라졌다"며 "전통문화라는 탈을 쓰고 여성과 어린이를 괴롭히는 악습은 뿌리뽑아야 한다"고 비난했다.

현재 인도네시아 경찰도 사건을 수사 중인 가운데 가해자들은 관련법에 따라 5년 이상 징역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 피해여성들은 대부분 16~26세로 어린 청소년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