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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한형제들이 딜리버리히어로에 매각되면서 창업주인 김봉진 의장은 9000억대의 자산가 반열에 오르게 됐다. /사진=머니투데이 |
토종 배달앱 ‘배달의민족’(배민)의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이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에 매각된다. 창업주인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의장과 투자자들은 40억달러(약 4조3588억원) 규모 잭팟을 터뜨리게 됐다. 주가 상승분을 감안하면 매각 금액은 84억달러, 한화 9조원대 규모로 치솟는다. 다만 국내 1위 배달앱이 외국계 기업에 넘어가고 이 과정에서 외국계 투자사만 돈방석에 앉게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토종기업 키운다더니 결국 외국사에 회사 팔아 '돈벌이'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DH는 6개월 내로 한국법인인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DHK·서비스명 요기요)를 매각하고 우아한형제들을 인수할 방침이다. DH가 내놓은 일정상으론 이번 인수합병(M&A) 절차는 내년 1분기에 마무리될 전망이다.앞서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28일 DH에 '우아한형제들을 인수하려면 DHK를 매각하라'는 조건부 승인 결정을 내렸다. DH는 곧바로 이를 수용했다. 이로써 DH와 우아한형제들이 손을 잡은 지 1년 만에 '빅딜'을 결실을 맺게 됐다.
앞서 DH는 지난해 12월 우아한형제들 지분 87%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인수 대금은 현금 17억유로와 신주 4000만주(당시 기준 19억유로 규모) 등으로 총 36억유로(40억달러)에 해당한다.
이번 M&A로 투자자들은 '엑시트'(투자금 회수)에 성공하게 됐다. 다만 수혜는 대부분 외국계 투자자에게 돌아간다. 현재 우아한형제들의 최대 주주는 중국계 힐하우스캐피탈(23.9%) 미국계 알토스벤처스(20.2%+10.7%) 골드만삭스(12.1%) 등 해외 투자자가 대부분이다.
국내 투자자 지분은 본엔젤스파트너스 6.3%, 네이버 5.03% 정도에 불과하다. 국내 스타트업의 성공 신화가 결국 외국계 기업의 배만 불리는 결말을 낳았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김봉진, 1조원대 주식부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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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리버리히어로에 따르면 우아한형제들 인수 대금은 현금 17억유로에 주식 4000만주다. 지난해 12월 계약 당시 4000만주의 가치는 19억유로에 해당했으나 현재 기준 51억유로에 해당한다. /사진=로이터 |
우아한형제들의 나머지 지분 13%는 경영진 몫이다. 해당 지분은 현금화하지 않고 DH 본사 지분으로 받게 된다. 계약 당시 경영진의 지분가치는 약 6000억원으로 추정됐다. 이중 김 의장의 지분은 전체 9.89%으로 지분평가액은 4800억원이었다.
하지만 공정위가 기업결합을 심사하는 1년 사이 DH의 주가가 불어나면서 매각 이익도 오를 가능성이 높다. 계약 당시 DH의 주가는 47.5유로였으나 DH가 공정위 결정을 수용한 지난 28일 종가기준 주가는 129.25유로로 3배 가까이 올랐다.
주가 상승분을 감안하면 우아한형제들 총 인수금액은 9조1700억원대(현금 17억유로+4000만주)로 불어나며 김 의장 몫의 자산도 1조원대에 육박한다. 결국 김 의장은 1조원 규모의 주식부자 대열에 올라서게 되는 셈이다.
김 의장은 자금뿐 아니라 경영권까지 챙겼다. 그는 우아한형제들과 DH가 50대 50 지분으로 설립하는 합작사 우아DH아시아의 회장으로 취임한다. 이를 통해 배민이 진출한 베트남은 물론 DH의 아시아 11개국 사업 전반을 경영할 방침이다.
김 의장은 지난 28일 DH를 통해 "이번 파트너십이 (배달앱) 생태계 전체를 발전시킬 것"이라며 "아시아시장의 배달 산업을 혁신하기 위해 함께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