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최근 악질 신종 사기 수법으로 알려진 '택배차 강매사기'의 피해자가 증가하기 시작하자 정부가 근절 방안을 마련했다. 거래 대부분이 음성적으로 이루어져 정확한 현황 파악은 어려우나 '택배지입차 사기 피해자 모임' 카페에 300여명이 가입할 만큼 피해자가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사진제공=국토교통부
16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최근 악질 신종 사기 수법으로 알려진 '택배차 강매사기'의 피해자가 증가하기 시작하자 정부가 근절 방안을 마련했다. 거래 대부분이 음성적으로 이루어져 정확한 현황 파악은 어려우나 '택배지입차 사기 피해자 모임' 카페에 300여명이 가입할 만큼 피해자가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사진제공=국토교통부

# 취업준비생 A씨는 얼마 전 구인사이트에서 유명 택배업체의 채용 공고를 열람했다. 해당 공고에는 '월 500만원 이상 고수익 보장'이라는 문구가 기재돼 있었다. 공고에 적힌 전화번호로 연락하자 자신을 담당자라고 소개한 B씨는 "나를 통해 차량을 구매해야 취업이 된다"며 차량을 2억5000만원~3000만원 선이라고 소개했다.

A씨는 일을 시작하기 위해 일단 차를 구매했지만 B씨는 차일피일 일자리 알선을 미루다 종국엔 수입이 낮고 배송이 힘든 지역을 연결해줬다. 나중에서야 B씨가 신차 2000만원, 중고차 1000만~1300만원 수준인 1.5톤 차량에 소개비, 권리금, 탑차개조비 등 각종 명목을 추가한 강매 사기를 저질렀음을 알고 환불을 받으려 했지만 이미 B씨는 연락이 두절된 후였다.


사회초년생을 빚의 굴레로 내몰아 삶을 수렁에 빠지게 만드는 것으로 알려진 신종 악질 사기수법인 '택배차 강매사기'에 대한 피해자가 300여명 이상 모인 가운데 정부가 이를 근절할 방안을 추진한다. 구인사이트 등과 협업해 택배차 강매사기에 대한 유의사항을 알리고 공식 피해사례 공지 창구를 만드는 한편 별도의 택배기사 구인 플랫폼을 구축해 신뢰성을 높이기로 했다.

16일 국토교통부는 유명 택배업체 취업, 고수익 보장 등을 미끼로 시세보다 높게(고금리 대출 포함) 택배차를 강매하는 '택배차 강매사기 근절을 위한 대책'을 이날부터 추진한다고 밝혔다.

택배차 강매사기는 사회 초년생 또는 구직자를 대상으로 지난 수년간 꾸준히 발생하고 있는 악질 민생사기다. 주요 구인 사이트에 유명 택배업체 취업이나 월 500만원 이상의 고수익 보장 등의 허위 조건을 내건 뒤 피해자로 하여금 차량을 고가에 판매하거나 고금리 캐피탈 가입하도록 만드는 방식이다. 관련 피해자 모임('택배지입차 사기 피해자 카페') 회원만 30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된다.


국토부는 택배종사자, 한국통합물류협회, 한국직업정보협회, 한국생활물류택배서비스협회 등 민간업계와 협업해 주요 방지 대책을 마련했다. 택배차 강매사기가 주로 온라인 구직사이트를 통해 발생하고 구직자 입장에서 사기업체를 구분하기 어렵다는 점을 종합적으로 감안했다.

먼저 사기가 주로 발생하는 알바천국, 알바몬 등 구인사이트 내 택배차 강매사기 관련 유의사항과 피해사례를 공지 또는 팝업 형태로 표출한다. 한국직업정보협회와 협업해 허위광고를 올리거나 강매사기 업체로 판명된 업체에 대해서는 주요 구인사이트 내 구인광고 등록 권한을 즉시 차단한다.

한국통합물류협회와 함께 사기가 의심되나 정확한 확인이 어려운 경우를 대비, 사기 예방 상담 등을 받을 수 있도록 '물류신고센터' 내 택배차 강매사기 예방·피해신고 센터를 운영할 예정이다. 택배 강매사기가 의심되는 사람은 물류신고센터에 연락함으로써 사기 예방을 위해 확인이 필요한 사항들을 즉시 안내받을 수 있게 된다. 피해가 발생한 경우 피해 사례를 접수받고 사실관계 확인을 거쳐 '형법', '직업안정법', '표시광고법' 등 관계법령 위반 행위가 의심되면 경찰청·공정거래위원회·금융당국 등 관계부처에 통보할 계획이다.

다음달부터는 근본적 문제해결을 위해 실제 택배대리점만 구인활동이 가능해 사기 위험성이 없는 '온라인 택배기사 구인 전용 플랫폼'을 도입·운영한다. 택배 대리점을 회원사로 하는 한국생활물류택배서비스협회 누리집 내 구축하고 추후 동 플랫폼을 통한 구인구직을 활성화해 나갈 방침이다. 업계 자정 기능 강화를 위해 대리점 차원에서는 차팔이를 통한 구인활동을 중지토록 하고 차팔이와 유착관계가 드러난 대리점은 재계약 평가 등에 반영토록 택배사에 권고한다.

유튜브 홍보영상을 활용해 청년취업 카페, 택배기사 커뮤니티와 같은 주요 구직 채널을 중심으로 집중 홍보한다. 최초 화물운수종사자격 취득 시 필수교육에도 홍보영상을 포함한다. 화물운수자격 취득 시 이수해야 하는 필수교육에 과정에 택배차 강매사기 관련 교육을 포함하는 방식을 통해 화물운송시장에 새롭게 진입하는 신규종사자들의 피해 예방을 한층 강화한다.

강주엽 국토부 물류정책관은"택배차 강매사기는 사회초년생들을 수렁에 빠뜨리는 악질 범죄로 사기를 뿌리 뽑을 수 있도록 민관이 역량을 집중하겠다"며 "택배차 구매를 유도하는 경우 사기임을 의심하고 물류신고센터에 즉시 연락해달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