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욱 잡매치 대표(사진)가 자신만의 채용 철학으로 사회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사진=장동규 기자
김성욱 잡매치 대표(사진)가 자신만의 채용 철학으로 사회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사진=장동규 기자

"불법과 편법이 난무하는 세상에서 '공정한 경쟁이 가능한' 채용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김성욱 잡매치 대표는 23년 동안 약 500개 기업에서 2만회 이상의 면접을 진행한 채용 전문가다. 수많은 면접을 거치며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현재는 국내 대기업과 정부 부처, 공기업, 공공기관 면접관 교육에 전념하고 있다.

타인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는 '진심'

김 대표가 처음 직장부터 인사 업무를 맡았던 것은 아니다. 증권사에서 첫 직장생활을 시작한 시작한 김 대표는 그 곳에서 돈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고 한다. 삼성전자의 협력사로 이직해 인사 총무 업무를 시작한 것도 그 때문이다.


김 대표는 직원은 물론 지역 학생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하며 인사 업무에 매력을 느꼈다. 교육 통해 재미와 보람을 갖게 됐을 뿐 아니라 누군가 도울 수 있다는 것에 뿌듯했었다고 한다. 외국계 기업 경기도 지사장을 맡으면서 관련 역량을 집중적으로 쌓게 됐고, 해보지 않으면 후회할 것 같다는 생각에 2008년 채용 전문 회사 '잡매치'를 창업했다.

김 대표의 자부심은 공정함이다. 외부 면접관으로서 수많은 기업의 면접에서 지원자를 평가하는 탓에 다양한 곳에서 스카우트 제안을 받았지만 모두 고사했다. 그는 "수 억원의 연봉을 제시한 곳도 있지만 거절한 적이 있다"면서 "어떤 회사에 속하면 여러 사람과의 이해관계 때문에 공정하게 지원자를 판단할 수 없기에 후회는 없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2015년부터 2018년까지 3년 동안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 복직 면접을 총괄했다. 당시 노조는 파업을 진압하기 위해 투입된 특공대에게 쇠구슬을 던질 정도로 강성했다. 그는 "당시 1조의 면접이 끝나지도 않았는데 한 언론사에서 준비한 듯 '이번 면접은 엉망이었다'는 기사가 나와 속상했다"며 "세금만 축내는 회사를 회생시키지 말라는 여론이 70%에 달할 정도로 모든 곳에서 면접을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특정 사상과 정치적 신념을 반영하지 않고 공정하게 평가하겠다는 김 대표의 진심은 노동자들에게도 전달됐다. 당시 그는 농성장을 찾아 "심정적으로 여러분을 지지하지만, 면접관이라는 역할에 따라 객관적으로 면접을 진행할 테니 결과에 대해서 상처받거나 어떤 의도가 있다고 생각하지 말아달라"고 했다. 이후 면접 폄하 기사는 나오지 않았고 현재까지 노사 관계자 모두와 막역히 지내고 있다.

'공정한 경쟁'의 힘을 깨닫다

김성욱 대표. /사진=장동규 기자
김성욱 대표. /사진=장동규 기자

김 대표는 쌍용차 해고노동자 복직 면접이 마무리될 때쯤 인생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면접을 진행하게 됐다.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 위원회 2기 면접조사위원으로 발탁된 것이다. 그는 세월호 참사의 진상 규명을 주도할 조사 책임자를 채용하는 임무를 맡았다. 1기 위원회는 침몰 원인을 명쾌하게 밝히지 못해 '내인설'과 외력에 의한 가능성을 포함한 '열린안' 등 2개의 보고서를 제출했었다.

세월호 침몰 사고가 정치적으로도 주목받고 있었던 터라 조사 책임자 하마평도 많았다고 한다. 김 대표는 희생자들을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공정'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객관적이고 수치화된 자료를 제시하며 A 지원자를 채용해야 한다고 면접위원들을 설득했다. 그의 노력 덕분에 만장일치로 A지원자가 조사 책임자로 진상조사를 맡았다.

그는 "세월호 2기 면접이 기억에서 사라질 때쯤 우연히 TV 뉴스에서 세월호 참사 조사 과정을 브리핑하는 A씨를 보면서 조용히 눈물을 흘렸다"며 "내가 할 수 있는 건 공정하게 채용하는 것뿐이었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최근 면접관들을 위한 교육에 주력하고 있다. 그가 면접을 볼 수 있는 인원에는 한계가 있지만 전문 교육을 받은 면접관들이 적합한 인재를 채용한다면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했다. "제가 면접장에서 공정하게 뽑는다고 해 봤자 1년에 6000명밖에 안되지만 면접관 교육을 하면 파급력이 커질 것"이라며 "면접관 교육의 목표는 기업의 지속 가능 경영을 위해, 지원자를 위해 공정한 경쟁이 가능한 면접을 만드는 것"이라고 했다.

김 대표는 '시스템'을 통해 공정한 채용이 가능하다고 믿는다. 직업별로 필요한 역량을 조사한 뒤 정의와 평가 기준을 통일화시키는 것이다. 그는 "사람을 바꾸려 하지 말고 시스템을 바꿔야 공정한 면접이 가능하다"며 "어떤 면접관이 와도 오차범위 5% 안에서 지원자를 동일하게 평가할 수 있도록 역량 정의와 평가 기준을 수립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