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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엔비디아의 주가가 연일 고공상승하면서 국내 반도체 기업인 SK하이닉스와 한미반도체에도 훈풍이 불고 있다.
지난 12일(현지 시각) 뉴욕 증권거래소에서 엔비디아는 전 거래일 대비 1.15달러(0.16%) 오른 722.48달러를 기록했다. 최근 한 달 동안 엔비디아 주가는 32.05% 올랐다.
엔비디아는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에서 80%의 점유율을 기록해 독점적인 위상을 구축한 업체다. 최근 AI 반도체 수요가 늘면서 엔비디아의 가치가 크게 오르며 주가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엔비디아에 HBM(고대역폭메모리)를 공급하고 있는 SK하이닉스의 주가도 크게 뛰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하이닉스 주가는 전날 15만원에 거래를 마치며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 SK하이닉스가 15만원대를 터치한 것은 2021년 3월2일 장중 한때 15만500원을 찍은 이후 처음이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연결해 기존 D램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를 혁신적으로 끌어올린 고부가·고성능 제품이다. SK하이닉스는 2013년 세계 최초로 HBM을 개발했으며 1세대(HBM)-2세대(HBM2)-3세대(HBM2E)-4세대(HBM3) 순으로 혁신을 거치는 동안 엔비디아와 돈독한 협력 관계를 지속해왔다.
5세대 제품(HBM3E)도 올해 상반기 중 엔비디아에 공급될 예정이어서 향후 SK하이닉스의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미반도체의 주가도 덩달아 뛰고 있다. 한미반도체의 주가는 전날 8만1000원에 장을 마쳤다. 전날대비 3.18%오른 기록이다.
한미반도체는 HBM용 TC 본더를 제작하는 업체이다. TC 본딩은 수직으로 쌓은 D램 칩을 열압착을 통해 웨이퍼에 붙이는 방식의 작업으로 이를 수행하는 장비가 TC 본더다.
한미반도체는 최근 SK 하이닉스로부터 단일 기준 창사 최대 규모인 860억원의 인공지능 반도체 HBM 3세대 하이퍼 모델인 '듀얼 TC 본더 그리핀'을 수주한 바 있다.
정민규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제조업체들은 수율 향상을 위해 확실한 레퍼런스를 가진 장비를 채택하길 원한다"며 "한미반도체의 TC 본딩 장비에 대한 주목도가 더욱 높아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2026년 양산을 앞둔 차세대 HBM 제품인 'HBM4'에 맞춰 한미반도체의 기회도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정 연구원은 "TSMC는 애리조나에 패키징 팹을 건설 중이고 SK하이닉스는 HBM용 인디애나 랩 설립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며 "한미반도체도 기존 장비 및 향후 출시할 신제품들로 이 고부가가치 공급망에 핵심 장비업체로 합류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