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네이버, 신세계 등이 3강 체제를 구축한 가운데 막강한 경쟁자가 등장하면서 업계에 파장이 일고 있다. /일러스트=여누
쿠팡, 네이버, 신세계 등이 3강 체제를 구축한 가운데 막강한 경쟁자가 등장하면서 업계에 파장이 일고 있다. /일러스트=여누

◆글 쓰는 순서
"키는 크로스보더"… 해외 직구에 요동치는 국내 이커머스 시장
②이커머스 성장에 덩달아 웃은 물류… 봄날 계속될까
③알리에 1688까지… 한국 잠식하는 '왕서방 플랫폼'


바야흐로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시장 대격돌 시대다. 쿠팡, 네이버, 신세계 등이 3강 체제를 구축한 가운데 막강한 경쟁자가 등장하면서 업계에 파장이 일고 있다. 알리익스프레스(알리)·테무·쉬인 등 중국계 플랫폼의 국내 시장 진출에 이어 큐텐 등 싱가포르계 이커머스까지 가세했다. 여기에 중국 알리바바그룹의 도매 플랫폼인 1688닷컴의 국내 진출이 가시화하면서 경쟁이 격화할 조짐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2019년 137조원이었는데 2020년 158조원, 2021년 190조원, 2022년 210조원으로 급증했다.

해외 직접구매(직구) 판도 커지는 추세다. 지난해 처음으로 6조원 돌파했다. 2023년 온라인 직구액은 6조7567억원으로 전년 대비 26.9% 증가했다. 지역별로는 중국이 3조2873억원을 기록해 전년보다 121.2% 증가했다. 중국은 미국을 제치고 직구시장 1위에 올랐다.

해외 크로스보더 업체 공세… 경쟁자 늘었다

쿠팡은 다음날 도착하는 로켓배송과 새벽배송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쿠팡 대구3센터 전경. /사진제공=쿠팡
쿠팡은 다음날 도착하는 로켓배송과 새벽배송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쿠팡 대구3센터 전경. /사진제공=쿠팡

이커머스 시장이 격화하는 요인으로는 크로스보더(국경 간 전자상거래)가 꼽힌다. 크로스보더 이커머스(CBEC) 사업은 온라인 또는 전자상거래 상점이나 플랫폼을 사용해 전 세계 고객에게 제품이나 서비스를 판매하는 사업을 말한다.


크로스보더 플랫폼인 알리, 테무, 쉬인은 지난해부터 국내 시장에 진출하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알리익스프레스는 지난해 3월 한국 시장에만 100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고 배우 마동석을 광고 모델로 내세우고 있다. 테무는 박리다매와 무료 배송, 의류 플랫폼 쉬인은 초저가 상품을 각각 강점으로 내세웠다.

중국 업체들의 시장 공략 성공은 숫자로도 나타났다. 앱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알리의 올해 1월 사용자 수는 717만명으로 지난해(336만명) 1월 대비 113.3% 증가했다. 지난해 7월 상륙한 테무의 사용자 수는 570만명으로 지난해 8월(51만명) 대비 11배 이상 증가했다.

인수합병(M&A)을 통해 지배력을 확대하는 업체도 등장했다. 싱가포르에 기반을 둔 업체 큐텐은 2022년 티몬에 이어 지난해 인터파크쇼핑, 위메프를 인수했다. 큐텐에 인수된 이후 거래액이 늘어나는 추세다.

티몬의 지난 1월 직구액은 전년 동월 대비 161% 증가했다. 같은 기간 위메프의 직구 규모는 107% 증가했고 인터파크커머스도 두 자릿수의 성장세를 보였다.

이커머스 업계 "빠른 배송이 관건"

이커머스 시장점유율 현황. /그래픽=김은옥 기자
이커머스 시장점유율 현황. /그래픽=김은옥 기자

알리·테무·쉬인의 공세에 이어 알리바바그룹의 도매업체인 1688도 한국 진출을 준비 중이다. 1688닷컴은 제조사와 도매업자를 연결해주는 역할을 한다. 쿠팡과 G마켓·11번가 등 국내 온라인 판매자 대부분이 중국 배송 대행업체를 통해 1688닷컴에서 물건을 구입하고 있다.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물량 공세를 펼친다면 국내 온라인 판매자들이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해외 업체의 잇따른 등장으로 국내 사업자들도 비상이 걸렸다. 교보증권에 따르면 2022년 기준 국내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은 ▲쿠팡 24.5% ▲네이버쇼핑 23.3% ▲신세계(SSG닷컴+G마켓) 11.5% ▲11번가 7.0% 등이다.

신세계 등 국내 유통 업체들이 쿠팡 등의 독주에 밀려 고전하는 상황을 봤을 때 해외 업체의 국내 진출이 불러올 파장은 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더욱이 알리는 오픈마켓까지 영역을 넓히며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국내 브랜드 상품을 판매하는 'K-베뉴'에는 LG생활건강 등 20여개 주요 브랜드가 입점했다.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업계는 물류와 배송 서비스가 이커머스 시장 지배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쿠팡은 다음날 도착하는 로켓배송과 새벽배송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네이버는 CJ대한통운과 협업해 '도착보장' 서비스를 운영하며 '일요배송'도 시범 운영 중이다. SSG닷컴도 새벽배송과 빠른배송으로 뛰어들었다. 큐텐은 물류 풀필먼트 사업을 영위하는 자회사 큐익스프레스를 활용해 배송을 진행하고 있다. 큐익스프레스는 김포·인천에 이어 지난해 9월 경기도 이천에 신규 물류센터 QDPC(Qxpress Digital Partner Center)를 가동했다.

업계 관계자는 "알리 등 해외 이커머스 업체들이 국내에 물류센터를 구축한다면 배송도 더 빨라지고 시장 점유율도 늘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