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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되는 불황으로 면세점 업계가 고전하는 가운데 롯데면세점의 효율 경영이 주목받고 있다.
30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면세점 매출 순위는 ▲1위 롯데면세점 4조2939억원 ▲2위 신세계면세점 3조1623억원 ▲3위 신라면세점 3조31억원 ▲4위 현대백화점면세점 1조8166억원으로 집계됐다. 주요 매장을 줄이고도 1위를 수성한 롯데면세점의 비결에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지난해 롯데면세점은 인천공항 T2 구역 매장을 6월 30일부로 철수했다. 업계에서는 국내 영업점 중 인천공항 사업권이 차지하는 매출이 3% 정도에 불과한 데다 수익성보다 임대료 부담이 더 크다는 점을 원인으로 꼽았다.
롯데면세점은 인천공항 이탈분을 메우기 위해 시내점과 온라인면세점 마케팅을 강화하는 한편 호주, 베트남 등 해외 공항점 14곳에 집중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인천공항과 이별 후 롯데면세점의 성적표는 오히려 좋아졌다. 지난해 하반기 매출이 철수 이전인 상반기 대비 14.1% 상승한 것이다. 면세점 업계 1위 타이틀도 그대로 가져갔다.
롯데면세점 측은 인천공항을 떠났음에도 매출 1위를 수성할 수 있었던 비결에 대해 "2023년 7월부로 매장이 없어도 주류 판매가 가능해졌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지난해 국세청이 주류의 통신판매 제도를 변경해 7월1일부터 면세점 '효자' 품목 중 하나인 주류를 온라인에서 판매할 수 있게 됐다. 인천공항 T2구역은 담배와 주류를 판매하던 곳이다.
롯데인터넷면세점은 주류 전문관을 조성해 업계 최다 물량을 선보였다. 롯데면세점은 "올해 1분기 온라인 주류 매출이 직전인 2023년 4분기 대비 약 40% 상승했다"고 말했다.
김포공항 통합 운영으로 올해도 매출 상승 전망
주류 외에 온라인 매출이 꾸준히 늘어나는 것도 한몫했다. 지난해 롯데면세점의 온라인 매출 비중은 약 16%로 올해 약 11%포인트(p) 이상 증가했다. 롯데면세점은 "올해 1분기 역시 내외국인(상업성 고객 제외) 온라인 매출이 지난해 대비 약 2배 가까이 성장했다"면서 "현재 시내점 매출의 약 27%를 차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인천공항공사와 손을 놓았지만 한국공항공사와의 스킨십은 진해지는 분위기다. 지난해 '알짜'로 꼽히는 김포공항 면세점 DF2 구역 입찰에 성공하면서 국제선 전구역을 통합 운영하게 됐다.
김포공항은 매출 금액이 큰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는 많지 않으나 특산품, 홍삼 등 경기나 유행을 크게 타지 않으면서 꾸준히 잘 팔리는 품목이 많아 수익성이 좋은 편이다. 김포공항 면세점 통합 운영으로 올해 롯데면세점 매출은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국제선 노선이 속속 늘어나고 있는 것도 호조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국공항공사는 엔데믹(감염병의 주기적 유행) 이후 꾸준히 국제선을 재개하며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노선을 회복하고 있다. 이날 기준 김포·김해·제주·청주 등 국내 7개 국제공항은 11개국 88개 노선에 최대 주 1109회의 국제선을 운영하고 있다. 팬데믹(감염병 대유행) 이전인 2019년 대비 94%의 회복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