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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0월 미래에셋생명이 DC(확정기여형 퇴직연금)·IRP(개인형 퇴직연금) 가입자들이 투자할 수 있는 퇴직연금 ETF(상장지수펀드)를 출시한다.
지난해 7월 퇴직연금 사전운용제도(디폴트 옵션) 도입 이후 보험사 퇴직연금이 은행·증권사로 이동하는 '머니무브'가 장기화에 따른 대책이다. 2021년 11월 교보생명과 2023년 8월 삼성생명에 이어 이번에 미래에셋생명이 퇴직연금 ETF에 뛰어든 만큼 ETF서비스를 새로 출시하는 보험사가 더 나올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미래에셋생명은 퇴직연금 ETF 출시를 위해 관련 시스템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미래에셋생명 퇴직연금 가입자들은 이르면 10월 초부터 ETF투자를 할 수 있을 전망이다.
금융감독원의 퇴직연금 사업자별 비교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으로 미래에셋생명의 총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는 6조507억원으로 보험권에서는 삼성생명과 교보생명, 삼성화재에 이어 네 번째로 컸다. 하지만 미래에셋생명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는 지난해 3분기 6조1770억원에서 4분기 6조507억원, 올 1분기 5조8711억원으로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퇴직연금은 크게 DB(확정급여형과 DC(확정기여)형으로 구분한다. DB형은 사업주인 회사가 적립금 운용을 책임지기 때문에 은행 예금 등 원금보장형 상품 비중이 높은 편이다. 반면 DC형은 근로자가 운용을 맡기 때문에 주식·채권형 펀드는 물론 ETF 등 다양한 상품을 편입할 수 있다.
기업과 별개로 개인이 가입할 수 있는 IRP도 DC형과 마찬가지로 근로자가 직접 운용 지시를 할 수 있다. 이에 퇴직연금 가입자는 DC형과 IRP를 통해 ETF를 매매할 수 있다.
미래에셋생명이 퇴직연금 ETF에 나선 배경은 지난해 7월 디폴트옵션 시행으로 촉발된 증권사로의 퇴직연금 '머니무브' 현상을 막기 위한 조치다. 디폴트옵션은 DC형과 IRP 가입자가 별도로 적립금을 운용할 금융상품을 선정하지 않을 경우 사전에 금융사가 제시한 방법으로 퇴직연금을 자동으로 운용하도록 하는 제도다.
가입자 입장에서는 연금 운용에 대한 전문적 지식이 부족해도 별도의 선택 없이 적립금을 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디폴트옵션 시행 이후 보험사 퇴직연금 가입자들은 투자형 상품에 강점을 보이는 은행·증권으로 갈아타는 추세다.
실제 지난해 은행·증권사들은 디폴트옵션을 적용한 DC형과 IRP 부문에서 성장했다. DC형의 경우 은행과 증권의 적립금이 각각 8조4993억원(16.0%), 5조원(32.0%) 증가했다. IRP에서는 은행과 증권이 전년대비 각각 11조1109억원(29.0%) 6조2918억원(39.6%) 늘어났다.
미래에셋생명 관계자는 "퇴직연금 시스템 고도화 작업에 맞춰 ETF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