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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와 어도어 민희진 대표가 법적 분쟁을 이어가는 가운데 어도어 소속 걸그룹 뉴진스가 민 대표에 힘을 실어주면서 이번 갈등이 '피프티피프티 사태'와 유사하게 흘러간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뉴진스 멤버들은 민 대표가 낸 의결권 행사 금지 가처분 신청 심문기일을 앞두고 직접 탄원서를 제출하며 하이브와 어도어 갈등에서 민 대표와 함께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 사태에서 멤버들이 공식적인 목소리를 낸 것은 처음이다.
지난 14일엔 뉴진스 멤버들의 법정대리인인 부모들도 엔터테인먼트 전문 변호사인 강진석 변호사를 선임해 민 대표와 함께하고 싶다는 취지가 담긴 탄원서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뉴진스는 민 대표의 경영권 탈취 의혹이 불거진 이후 줄곧 민 대표 측에 우호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앞서 민 대표는 하이브가 어도어를 상대로 감사를 시작한 지난달 22일에도 "뉴진스 멤버 및 법정대리인들과 충분히 논의한 끝에 공식 입장을 발표한다"고 밝힌 바 있다.
뉴진스 멤버들이 직접 나서면서 어도어와 하이브 분쟁이 '제2의 피프티피프티 사태'로 흘러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피프티 피프티 네 멤버는 지난해 6월 소속사 어트랙트를 상대로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지만 기각됐고, 멤버 키나 홀로 복귀했다. 현재 어트랙트는 멤버들을 탈취한 혐의를 받는 외주 용역업체 더기버스를 상대로는 10억원대 손해배상 소송이 진행되고 있다.
한편 민 대표가 줄곧 뉴진스와의 강한 유대감을 호소해온만큼 최근 그가 뉴진스 멤버들의 외모와 실력을 비하하는 발언을 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와 관련, 지난 19일 민 대표는 "짜깁기된 카톡 대화로 공격받은 직후 멤버들은 일제히 제게 위로의 문자를 보내왔다. 그냥 위로의 문자가 아닌 사랑이 넘치는 내용이었다"면서 "뉴진스를 조금이라도 생각해주시는 분들이시라면 여러분께서 해주실 수 있는 일은 이런 말 같지도 않은 사안에 최대한 멤버들이 오르내리지 않게 해주시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하이브는 "당사는 어떤 자료도 짜깁기한 적 없다"며 "적법절차에 의해 관련 자료를 확보했음을 재판정에서 말씀드리고 원문을 제출했다. 그럼에도 민 대표는 언론을 상대로 '불법취득한 자료', '짜깁기한 자료'라고 거짓말한다"고 반박했다.
하이브는 "중요한 법리적 판단을 앞둔 시점에 개인의 감정을 앞세운 입장문을 배포한 민희진 대표의 행태에 안타까움을 표한다"며 "민 대표가 아티스트가 본 사안에 언급되지 않길 바란다면서 아티스트와 본인의 관계를 부각시키며 직접적으로 끌어들인 행태 또한 매우 부적절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민 대표는 그간 선동적 언행과 감정적 호소로 사안의 본질을 가려왔다. 이번 입장문에서도 또 한 번 그런 의도를 드러내고 있지만 수많은 증거와 팩트에 의해 본인의 의도와 실행이 드러나고 있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양측에 오는 24일까지 추가 자료 제출 등을 요구했다. 어도어 주주총회로 예정된 오는 31일 전에 가처분 결과가 나올 전망이다. 법원이 가처분 신청을 기각한다면 하이브가 어도어 지분 80%를 가지고 있는 만큼 민 대표는 해임 수순을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