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 등 여파로 생산량이 감소한 커피원두 가격이 급등하며 커피가격 인상이 우려된다. 사진은 서울 소재 커피 전문점에서 사용 중인 원두의 모습. /사진=뉴시스
가뭄 등 여파로 생산량이 감소한 커피원두 가격이 급등하며 커피가격 인상이 우려된다. 사진은 서울 소재 커피 전문점에서 사용 중인 원두의 모습. /사진=뉴시스

국제 원두가격이 오름세를 보이며 저가 커피 가격 인상 가능성이 점쳐진다. 정부는 물가 안정을 위해 커피 원두 할당관세 추가연장을 검토하고 있다.

27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국제 커피원두 가격은 지난달 기준 로부스타 원두는 ㎏당 3.67달러, 아라비카 원두는 파운드당 2.01달러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0.6%, 7.5% 올랐다. 2020년과 비교하면 로부스타는 세 배, 아라비카 원두는 두 배가량 상승했다.


커피원두 가격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는 가뭄 여파 등으로 생산량이 감소한 것이 꼽힌다. 커피업계 관계자는 "로부스타는 대량 수확이 가능해 저가 커피 브랜드에서 많이 사용하고 아라비카는 상대적으로 고급 원두"라며 "이상기후로 인해 베트남은 가뭄이, 브라질은 냉해 등 피해로 커피원두의 생산량이 급감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국제 커피원두 가격 상승이 커피 프랜차이즈, 특히 저가 커피 메뉴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대규모 프랜차이즈보다 원두 공급량이 적어 가격 영향을 더 많이 받기 때문이다. 앞서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 '더벤티'는 지난달 메뉴 7종 가격을 200~500원 올린 바 있다.


스타벅스·이디야·메가커피 "가격 인상 고려 안 해"


주요 커피 프랜차이즈는 원가 부담이 커지고 있지만 가격 인상은 고려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사진=뉴스1
주요 커피 프랜차이즈는 원가 부담이 커지고 있지만 가격 인상은 고려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사진=뉴스1

업계 1위인 스타벅스는 국제 원두 가격과 국내 메뉴 인상은 크게 관련 없다는 입장이다. 스타벅스코리아는 스타벅스글로벌에서 로스팅한 원두를 수입한다. 장기간 대량 원두 구매를 통해 일반 소매업체보다 가격 영향이 적은 편이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지금처럼 원두가격이 오른다고 국내에 즉각적으로 반영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환율에 따라 수입금액이 영향을 받는데 이는 수익성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지 메뉴 가격 인상으로 바로 이어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메뉴 가격 인상에는 원두가격뿐 아니라 물류비, 환율, 인건비, 임차료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현재로서는 가격 인상에 대해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

대표 저가커피 브랜드 메가MGC커피는 가맹점이 많은 만큼 규모의 경제를 통해 원두가격 인상 효과를 경감하고 있다고 했다. 아직 가격 인상에 대해 생각하고 있지 않다.

이디야커피 관계자는 "이디야커피는 평택에 자체 로스팅공장에서 원두를 직접 수입·로스팅해 가맹점에 공급한다"며 "원두 가격이 오르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가격 인상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앞서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21일 이디야 본사를 방문해 커피원두 수급 동향을 점검하고 현장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이디야 측은 커피원두 국제가격이 지속 상승하는 추세라 원가부담에 대한 압박이 있음을 토로했다.

이날 양주필 농식품부 식품산업정책관은 "그동안 정부는 커피원두(생두) 수입 시 부가가치세(10%) 면세 연장과 할당관세(2%→0%) 등을 통해 국내 수입되는 커피원두 가격 안정화를 위해 노력해왔다"며 "높아진 국제가격이 최근 다소 하락하고는 있으나 기후변화 등으로 인한 변동성이 큰 상황임을 고려해 할당관세 추가 연장 등에 대해 적극 검토하겠다"고 했다.

정부는 외식기업 등과 정례 소통을 강화해 외식업계가 물가안정에 동참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기 위한 대책 마련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는 입장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정부가 업계 지원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만큼 외식업계도 원가절감 등을 통해 가격 인상 요인을 최대한 흡수해달라"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