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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부터 진행된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 작업이 마무리 단계로 접어들었다. 대한항공과 매각 주관사 UBS가 '에어인천'을 아시아나 화물 우선협상대상자로 내정한 것. 기업 규모는 작더라도 화물 전용 항공사로서의 전문성에 높은 점수를 준 것으로 알려졌다.
17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전 대한항공은 아시아나 화물 매각 관련 이사회를 연다. 회의에서 최종 승인이 날 경우 우선협상대상자인 에어인천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한다. 에어인천은 앞으로 약 2주 동안의 실사를 거친 뒤 다음달 말쯤 주식매매계약(SPA)을 맺는다.
에어인천은 2012년 설립된 국내 유일 화물운송 전문 저비용항공사(LCC)다. 이번 인수전에는최대주주인 사모펀드(PEF) 운용사 소시어스 프라이빗에쿼티(PE)와 한투파PE본부, 인화정공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했다.
아시아나 화물 매각은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EC)의 독점 해소 요구에 따른 것이다. 합병 조건부 승인을 발표한 EC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 시 화물 노선 독점을 지적했고 지난해 11월부터 매각 작업을 시작했다.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본입찰에는 에어인천, 에어프레미아, 이스타항공이 참여했다.
여객 노선의 경우 티웨이항공이 유럽에 취항하며 독점 우려가 해소됐다. EC는 하반기 안으로 티웨이항공을 유럽 4개 노선에 진입시킬 것을 요구했다. 티웨이는 독일 프랑크푸르트·스페인 바르셀로나·이탈리아 로마·프랑스 파리 노선 취항을 공식화하며 지난 7일엔 로마와 바르셀로나 항공권 판매를 시작했다.
4년 동안 끌어온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절차는 마무리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 현재 대한항공은 주요 14개국 중 미국을 제외한 13개국으로부터 승인 및 조건부 승인을 받았다.
대한항공은 미국 법무부 (DOJ)에 추가 자료를 제출하고 독점 해소에 대해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 노선은 에어프레미아가 취항하면서 일정부분 문제가 해소된 상태다. DOJ는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다음에야 승인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외신 인터뷰를 통해 10월 말까지 승인을 받겠다고 했다. 그는 "우리는 미국과 EU가 요구한 모든 것을 했다"며 "더는 양보가 필요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이 미국 심사마저 통과하면 올해 말까지 아시아나항공 지분을 인수하게 된다"며 "회사는 올해 2월 대한항공은 제3자 배정방식으로 1조5000억원을 투입해 아시아나항공 주식 1억3157만8947주(지분율 63.9%)를 올해 12월20일까지 취득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시아나항공을 자회사로 편입하고 2년 안에 통합 항공사가 출범하면 세계 10위권 항공사로 거듭나게 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