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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의 투우. (출처: G. G. Galarza, 흑백사진(1912), Wikimedia Commons, Public Domain) |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1385년 8월 2일은 스페인 팜플로나에서 투우 행사가 벌어진 것으로 최초로 기록된 날이다. 하지만 실제 투우는 이보다 훨씬 더 오래됐을 것으로 추측된다.
투우는 스페인을 비롯한 여러 국가의 문화와 역사에 깊이 뿌리내린 이벤트다. 그 기원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고대 메소포타미아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인간과 동물의 대결이라는 오랜 주제와 연결된다.
초기 투우는 농경 사회에서 풍요를 기원하고 악귀를 쫓는 종교 의식과 관련이 깊었다. 시간이 흘러 투우는 귀족들의 스포츠로 자리 잡았고, 점차 대중적인 오락으로 발전했다. 18세기 이후 투우는 스페인 전역으로 확산했고, 투우장은 도시의 중심적인 문화 공간이 됐다. 투우사들은 영웅으로 추앙받았으며, 투우는 스페인 문화의 상징이 됐다.
오늘날 투우는 전 세계적인 관심사가 됐다. 인터넷과 소셜 미디어를 통해 인간의 오락거리로 전락해 죽어가는 소들의 운명에 대한 동정심이 확산하고 있다. 실제로 소가 피를 철철 흘리며 죽어가는 장면은 끔찍하기 짝이 없다. 이 때문에 소에게 고통을 가하고 죽이는 행위는 도덕적으로 정당화될 수 없다는 주장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으며, 투우 폐지 운동도 거세다.
동물 보호론자들은 동물의 생명권을 우선시하고 투우를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투우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투우가 스페인 문화의 중요한 일부이며, 역사와 전통을 이어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많은 국가에서 동물 학대를 금지하는 법률을 제정하고 있지만, 투우는 문화적 특수성을 이유로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경우가 많다.
투우의 미래는 불확실하다. 투우를 둘러싼 논쟁은 단순히 동물 학대의 문제를 넘어 문화, 전통, 윤리, 권리 등 다양한 가치관이 충돌하는 복잡한 문제다. 동물 보호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투우를 금지하려는 움직임이 강하지만, 투우를 지지하는 사람들도 여전히 많다. 투우에 대한 찬반 논쟁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