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이 고려아연에 대한 신용대출을 전격 중단했다./사진=한국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이 고려아연에 대한 신용대출을 전격 중단했다./사진=한국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이 경영권 분쟁에 휩싸인 고려아연에 대한 종목별 신용대출을 전격 중단하고 증거금율을 100%로 높였다. 고려아연에 대한 신용대출문을 조이는 것은 KB증권에 이어 한국투자증권이 두 번째다.

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전날(7일) 한국투자증권은 고려아연을 신용대출 불가 종목으로 지정하는 것과 동시에 증거금율을 100%로 올렸다. 전날 한국거래소에서 이 종목을 단기과열종목으로 지정한 영향이다.


통상적으로 증권사들은 특별한 사유 없이 주가가 급등하는 종목에 대해 신용대출 중단, 신용대출 한도 축소, 증거금율 상향 조치를 취한다. 이 중 종목별 신용대출은 투자자가 특정 종목에 투자하기 위해 증권사로부터 신용대출을 일으키는 것이다.

증거금율 경우 거래대금 가운데 증권사에 먼저 내는 위탁보증금의 비율이다. 증권사들은 모든 종목에 20~100%까지 다양한 비율의 증거금율을 설정한다. 우량주로 평가하는 기업일수록 증거금율을 낮게 설정, 부실하다 판단할수록 증거금율이 높다.

증거금율이 100%로 설정되면 투자자들은 오직 현금으로만 매수가 가능하며 신용융자나 담보대출이 불가능하다. 특히 증권사들은 단기간에 주가가 급등하는 종목의 신용리스크를 해소하기 위해 증거금율을 높인다.


갑작스럽게 하한가를 기록할 경우 생길 수 있는 미수금 손실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실제 고려아연 주가는 이달 7일 종가 기준 78만원으로 지난달 9일 52만9000원보다 25만1000원(47.4%) 올랐다.

이날(8일) 기준 고려아연은 전거래일보다 2000원(0.26%) 하락한 77만8000원에 거래 중이다. 한국거래소도 고려아연 주가 흐름이 수상하다고 판단, 지난 7일부터 10일까지 30분 단위로 매매거래가 체결되는 단일가 매매 방식을 적용했다.

앞서 한국거래소는 지난달 23일 고려아연 종목에 대해 단기과열종목 지정을 예고하기도 했다.

현재 증권사 중에서는 한국투자증권 외에 KB증권이 지난달 19일 고려아연과 영풍, 영풍정밀에 대한 종목별 신용대출 한도를 기존 20억원에서 19억원 축소했다. NH투자증권 경우 영풍정밀에 대한 증거금율을 100% 상향조정했다.

증권사 관계자는 "거래가 거의 없는데 이상거래 움직임이 포착되거나, 특별한 이슈가 없는데도 계속 오르는 종목을 신용거래 제한 종목으로 지정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