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움 말리던 경비원 숨지게 한 20대… 알고보니 '갑질 블랙리스트'

60대 아파트 경비원을 넘어뜨려 숨지게 한 혐의로 20대 남성이 검찰에 송치됐다. /사진=JTBC '사건반장' 캡처

60대 아파트 경비원을 넘어뜨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20대 남성이 갑질 블랙리스트에 올라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지난 7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지난달 10일 오후 3시5분쯤 부산 진구 부전동 한 오피스텔 출입구에서 20대 남성 A씨가 다른 차량 운전자와 다투다가 이를 말리는 경비원 B씨의 다리를 넘어뜨렸다. 이 사고로 B씨는 뇌사 상태에 빠졌다가 9일 뒤 세상을 떠났다.


이 오피스텔은 평소 불법 주차 문제가 많아 차량 등록차량만 들어올 수 있도록 했다. 당시 차량 등록이 돼 있지 않은 차가 들어왔고 그 뒤를 A씨 차량이 뒤따랐다.

A씨는 앞차가 들어가지 않자 차에서 내려 앞차 운전자에게 삿대질하는 등 항의했다. 앞차가 한쪽으로 차를 뺐지만 A씨는 주차한 뒤 B씨를 불러 이에 대해 따졌다.

당시 현장에 있던 관리소 직원은 "말다툼하고 있어서 일단 (두 사람을) 떼어냈다"며 "A씨가 그냥 차 타고 가면 되는데 다시 B씨 쪽에 와서 '밤길 조심해라'라고 했다"고 전했다. 이후 A씨는 B씨 다리를 걸어 넘어뜨렸고 그는 쇠로 만든 배수구에 머리를 부딪쳐 의식을 잃었다.


A씨는 지난달 20일 SBS '모닝와이드'에서 "솔직히 그냥 넘어뜨리고 가려고 했다"며 "치고받고 싸울 목적이었으면 주먹이 먼저 나가지 않았겠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한 행동에 대해서 그 당시부터 지금까지 한 번도 후회를 안 한 적이 없고 제가 그분 인생을 이렇게 만들었다는 것을 많이 자책하고 있다"며 사과했다.

하지만 A씨는 블랙리스트 중 한 명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관리소 직원은 "경비라고 하거나 관리소에서 일한다고 하대하는 식으로 했다"며 "A씨의 보복이 두려워 퇴사하는 직원들이 많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20대도 욕할 수 있지만 경비원은 자기 아들뻘에 그런 소리를 들으면 얼마나 마음이 아프겠냐"고 속상함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