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거하던 여성을 살해 후 시멘트를 이용해 시신을 유기한 남성이 16년 만에 붙잡혀 재판장에 서게 됐다. /사진=뉴시스
동거하던 여성을 살해 후 시멘트를 이용해 시신을 유기한 남성이 16년 만에 붙잡혀 재판장에 서게 됐다. /사진=뉴시스

동거하던 여성을 살해하고 시멘트를 부어 베란다에 유기한 남성이 16년 만에 재판에 넘겨졌다.

11일 뉴스1에 따르면 이날 창원지검 통영지청 형사2부(부장검사 송인호)는 살인 등 혐의를 받는 A씨(58)를 구속기소했다. A씨는 2008년 10월 경남 거제시 소재의 다세대주택에서 동거녀 B씨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B씨와 말다툼을 벌이던 중 격분해 흉기를 휘둘러 살해했다. A씨는 사망한 B씨의 시체를 은닉하기 위해 베란다에 새 구조물을 설치했다. A씨는 사망한 B씨의 시체를 여행용 가방에 담았고 주위에 벽돌을 쌓았다. 이후 시멘트를 부어 새 구조물을 만들었다.

A씨의 범행은 16년이 지난 8월30일 세상에 드러났다. 건물주가 누수공사를 위해 A씨가 만든 구조물을 파쇄했고 그 과정에서 B씨 시체가 발견된 것이다. 발견 당시 B씨의 사체는 백골화가 진행되지 않아 신원이 확인될 정도로 보존돼 있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즉각 수사에 나섰다. 시체를 부검한 경찰은 B씨 신원을 확보했고 과거 해당 원룸에서 동거했던 A씨를 붙잡았다.

경찰 조사 결과 두 사람은 1998년 A씨가 나이트클럽 DJ로 일하던 만나 교제를 시작했고 2004년부터 동거를 시작했다. 또 A씨는 2016년 마약범죄로 구속되기 전까지 8년 동안 피해자 시신과 함께 산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2017년 출소 이후 가족이 있는 경남 양산시에서 혼자 지내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사망한 B씨에 대한 실종신고도 있었으나 사건 발생 3년 뒤인 2011년에 이루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B씨는 평소 가족과의 교류가 적었던 것도 범행 파악을 늦춘 원인 중 하나다. 당시 경찰은 A씨와 B씨의 친구 등 2명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를 진행했으나 별다른 특이점을 발견하지 못했고 미제사건으로 잠정 종결 처리했다.

검찰에 넘겨진 A씨는 "16년 동안 심적으로 괴로움을 느꼈는데 이제라도 밝혀져 홀가분한 마음이 든다"며 "지은 죄에 대한 처벌을 달게 받겠다"고 혐의를 인정했다.

A씨는 살인과 시체은닉 혐의로 기소됐으나 시체은닉 혐의는 공소시효(7년)이 지나 적용하지 못했다. 다만 지난 8~9월에 마약을 투여한 사실이 확인돼 살인 및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으로 기소됐다.

검찰 관계자는 "향후에도 경찰과 적극 협력해 국민의 생명을 침해하는 중대 강력 사건이 암장 되지 않도록 철저히 수사하겠다"며 "범죄를 저지른 자는 반드시 검거되고 처벌을 피할 수 없다는 사회적 인식이 자리 잡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