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에 취해 근무 중인 30대 환경미화원을 차로 치고 도주한 20대가 중형을 선고받았다. 사진은 지난 8월7일 천안 동남구 문화동에서 작업 중이던 환경미화원이 사망한 현장. /사진=뉴스1(천안동남소방서 제공)
술에 취해 근무 중인 30대 환경미화원을 차로 치고 도주한 20대가 중형을 선고받았다. 사진은 지난 8월7일 천안 동남구 문화동에서 작업 중이던 환경미화원이 사망한 현장. /사진=뉴스1(천안동남소방서 제공)

만취 상태로 운전대를 잡아 무고한 환경미화원을 사망하게 한 20대가 중형을 선고받았다.

3일 뉴스1에 따르면 이날 대전지법 천안지원 형사5단독(류봉근 부장판사)은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도주치사)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 된 A씨(26)에 대해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 8월7일 오전 0시50분쯤 천안 동남구 문화동 한 도로에서 근무 중이던 환경미화원 B씨를 치어 숨지게 한 후 도주한 혐의를 받는다.


사고 전 A씨는 만취 상태로 교차로에서 잠을 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놀라 도주하던 중이었다. 사고 후 A씨는 B씨에 대한 구호 조처를 하지 않고 달아났으나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이후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소주 4병을 마시고 운전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 B씨는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사망했다. 사망 당일은 B씨 아버지의 생일이었고 가족은 아버지 생일에 아들을 잃었다. 또 함께 근무 중이던 근무자 2명도 전치 2주 등의 상해를 입었다.

재판 과정에서 A씨는 범행을 인정했고 "호흡 음주 측정이 어려워 채혈 측정을 요구했지만 경찰이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원은 A씨가 사고 후 차에서 내려 현장을 확인한 사실, 사고 후 미조치와 도주치사 등 5가지 혐의에 대해서 모두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큰 충격을 느껴 차에서 내려 B씨와 눈이 마주쳤음에도 그대로 현장을 벗어나 미필적으로나마 도주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된다"며 "일부 피해자와 합의하고 초범인 점은 유리한 정상"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살인 행위라고 비난받은 음주운전에 대한 경종을 울리고 이러한 범행을 우리 사회에서 영원히 근절하기 위해서는 피고인을 무겁게 처벌할 수밖에 없다"고 판시했다.

또 "피고인을 엄하게 처벌해하지 않는다면 야간에 힘든 쓰레기 수거 작업을 하면서도 자신과 가족들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해 희망을 잃지 않고 성실히 자신의 직분을 수행하다 부친의 생신 당일에 한순간에 쓰러져간 순수한 30대 청년인 피해자의 원혼을 달랠 수 없다"며 "음주운전으로 인하여 또 다른 선량한 피해자의 발생을 막을 수도 없다"고 양형의 이유를 설명했다. 기소된 내용 중 일부인 음주 측정 거부 혐의에 대해선 객관적인 증거가 없다며 무죄 판결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