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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사태 탄핵 정국 속 주가 변동성이 확대된 가운데 정부가 '증권시장안정펀드'(증안펀드) 가동 의지를 밝히면서 실제 투입 여부를 두고 관심이 쏠린다. 이번에 가동 준비 중인 증안펀드는 삼성자산운용이 주간운용사로 선정돼 운용을 수행하게 된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전날 오전 서울 은행회관에서 개최한 '거시경제·금융현안간담회'(F4 회의)에서 "증시안정펀드 등 기타 시장안정조치가 언제든 즉시 가동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 장관은 "가용한 모든 시장안정조치들이 즉각 시행될 수 있도록 만전을 다하겠다"며 조기 시장 진화 의지를 드러냈다.
증안펀드는 민간 연기금투자풀 주관운용사인 삼성운용이 운용을 맡는다. 증안펀드의 투자 집행과 운용 방향은 금융위원회와 민간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투자관리위원회 결정에 따라 이뤄진다. 삼성운용은 투자관리위원회 방향에 따라 하위펀드를 운용하는 자산운용사에 자금을 분배하고 실질적 운용을 담당한다.
증안펀드는 대내외 악재에 주가가 급락하고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됐을 때 시장 안정을 위해 투입하는 긴급 자금 성격이 짙다. 10조원 규모 증안펀드 출자자는 자율 업무협약에 따라 국책은행(산업은행) 5대 그융지주와 4개 금융투자사, 보험사, 지방은행, 증권유관기관 등이 참여한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기존 주관운용사였던 한국투자신탁운용으로부터 넘겨받은 펀드를 그대로 운용하는 방식"이라며 "펀드는 투자 대상을 확정한 뒤 실제 투자를 집행할 때 필요한 자금을 납입하는 캐피털 콜(capital call)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금융당국은 현재 증안펀드 집행과 관련한 구체적 계획은 세우지 않은 상황이다. 이는 앞서 2020년과 2022년에도 코로나19 여파로 주가가 폭락하자 증안펀드를 조성했지만 실제 가동시키지 않았던 흐름과도 유사하다.
일각에선 금융당국이 증안펀드 가동 준비 발표만으로도 증시 안정 효과가 있다는 판단에 추후 시장 흐름을 보고 실제 가동 여부를 계속 저울질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감독당국 입장에선 실제 펀드 자금을 소진하지 않고 주가 급락을 막고 시장 안정 효과를 거두는 게 최선이라는 판단에 실제 가동까진 가지 않기 위해 신중론을 유지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전날 국내증시는 탄핵 대치 정국 장기화에 일제히 하락하며 연저점을 기록했다. 코스피는 전장보다 67.58포인트(2.78%) 하락한 2360.58에,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4.32포인트(5.19%) 하락한 627.01에 장을 마치며 4년 7개월여만에 최저치를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