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지난 9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사진=뉴시스
사진은 지난 9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사진=뉴시스

탄핵 정국으로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고 환율이 치솟는 가운데 증시 주도주였던 반도체 종목의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9일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700원(1.29%)하락한 5만3400원에 거래를 종료했다. 삼성전자는 비상계엄 사태가 발발한 지난 3일 이후 0.37% 하락했다.


한미반도체는 전 거래일 대비 2200원(3.04%) 내린 7만100원에 장을 마쳤다. 한미반도체는 지난 3일 이후 6.41% 떨어졌다.

국내 반도체 종목들의 모임인 KRX반도체지수는 이날 전 거래일 대비 2.92% 하락한 2764.40에 문을 닫았다. 해당 지수는 계엄 사태 이후 2.82% 하락했다.

국내 반도체 종목이 하락세를 보이는 것은 윤석열 대통령 탄핵 소추안 부결로 정국이 혼란을 보이는 가운데 반도체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지원 정책 추진도 흔들리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근 직접 보조금 지원을 명시한 '반도체 특별법'이 국회에서 발의되는 등 여야 모두 반도체 산업 지원에 힘을 모았지만 비상계엄 사태로 기업들에 대한 지원 공백 우려가 다시 커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트럼프 2기 행정부 등 글로벌 시장의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 한국 기업들을 지원하기 위해 지난달 '반도체 특별법'을 발의했다. 이 법안이 국회에서 정식 통과되면 한국과 미국에 대규모 공장을 짓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투자비 부담도 크게 줄어들 수 있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이 매주 토요일마다 윤 대통령 탄핵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히는 등 정치권 혼란이 가중되며 이 법안 추진은 사실상 '올스톱' 상태다. 업계에서는 첨단 반도체 개발 시기에 맞게 보조금 지원이 이뤄지지 않으면 대규모 정부 지원을 앞세운 후발 기업들과의 격차가 크게 줄어들 수 있다고 분석한다.

아울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차기 행정부 정책에 대한 불안감도 반도체 종목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 최근 트럼프 당선인 측은 현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행정부에서 반도체 기업에 지급하고 있는 보조금 정책을 재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바이든 행정부는 반도체 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반도체법을 통해 미국 내 반도체 공장을 보유 및 투자하는 기업들에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지원 대상이다.

만약 트럼프 행정부가 해당 정책을 폐지하고 보조금 지급을 문제 삼아 계약 취소와 환수 조치 등을 할 경우 미국에 투자한 한국 기업들의 사업에 큰 차질이 우려된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도널드 트럼프 당선 이후 반도체주 주가는 기업의 펀더멘털보다 외생 변수를 크게 반영하면서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며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후 구체적인 정책들을 발표하는 것이 오히려 불확실성 해소와 투자 심리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