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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정 사상 세 번째로 국회에서 대통령 탄핵안이 가결됐다. 고(故) 노무현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의 과거 탄핵 사태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국회는 지난 14일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안을 통과시켰다. 재석 의원 300명 가운데 찬성 204표, 반대 85표, 기권 3표, 무효 8표가 나왔다.
앞선 두 차례의 탄핵안 표결에 비해 찬성표는 적게 나왔다. 2004년 3월 노 전 대통령 탄핵 당시에는 표결에 참석한 195명 중 193명이 찬성을, 2016년 12월 박 전 대통령 탄핵에는 299명 중 234명이 찬성을 던졌다. 이번 윤 대통령 탄핵 표결에는 300명 중 204명만이 찬성표를 던졌다.
노 전 대통령 탄핵 당시 국회는 재적 의원 271명 가운데 195명이 표결에 참석, 찬성 193표 반대 2표로 탄핵안을 통과시켰다. 박 전 대통령 탄핵 때는 재석 의원 299명 중 찬성 234표, 반대 56표, 기권 2표, 무효 7표로 탄핵안이 통과됐다.
노 전 대통령과 박 전 대통령 탄핵에서 상대적으로 찬성표가 높게 나온 배경엔 '정당 간 연대'와 '여당 이탈표'가 자리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2004년과 2016년에는 탄핵 찬성에 여러 정당이 모였고 특히 2016년에는 여당에서 다수의 이탈표가 발생했다.
노 전 대통령의 탄핵안이 가결된 2004년에는 여당인 열린우리당이 47석에 불과했다. 탄핵에 필요한 의석수는 재적 의원 271명의 3분의 2인 181표였다. 당시 야당 의석수는 한나라당 145석, 민주당 62석, 자민련 10석이었다. 결국 야당간 연대가 탄핵안의 가결을 이끌었다.
박 전 대통령의 탄핵이 이뤄진 2016년에는 야당간 연대가 아닌 야당과 여당 비주류의 연대가 작용했다.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정의당 등 야3당과 무소속이 171석을 차지한 가운데 여당인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비주류 의원들이 합세해 박 전 대통령의 탄핵을 이뤄냈다.
특히 새누리당 128명 중 62명의 이탈표가 나왔다. 당시 새누리당 지도부는 친박(친박근혜)계로 구성돼 있었고 박 전 대통령의 질서 있는 퇴진을 거부했다. 김무성·유승민 등 비박(비박근혜)계 중진 의원들이 공개적으로 탄핵에 찬성하면서 탄핵 찬성파가 불어났다.
올해도 야6당이 정당간 연대를 이뤘고 여당 내부에서 이탈표가 나왔다. 국민의힘 이탈표는 최소 12표로 추정된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탄핵 찬성 입장을 밝혔지만 당내 친한(친한동훈)계 세력이 적고 과거 박 전 대통령 탄핵의 트라우마가 남아 찬성표가 적게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보수진영의 탄핵 트라우마는 이번 탄핵안 표결에도 최대 변수로 꼽혔다. 국민의힘의 텃밭인 영남권 의원들은 대부분 반대표를 던진 것으로 분석됐다. 노무현·박근혜 탄핵 때와 달리 윤 대통령 탄핵안은 첫 번째에 부결, 재표결 끝에 통과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