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우크라이나 징집 연령을 낮추도록 요구할 계획이라 밝혔다./사진=로이터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우크라이나 징집 연령을 낮추도록 요구할 계획이라 밝혔다./사진=로이터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우크라이나 징집 연령을 18세로 낮추도록 요구할 계획이라 밝혔다.

지난 12일(이하 현지시각) ABC 뉴스에 따르면 마이크 왈츠 차기 미국 정부 국가안보보좌관 내정자는 "트럼프 당선인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회동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러시아와 직접 협상에 앞서 우크라이나 최전선을 안정시키기 위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징집 연령을 낮추도록 요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적어도 수일 또는 수주 안에 (푸틴 대통령과) 전화 통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러시아와의 협상에 젤렌스키 대통령이 동참할 것인지와 관련해서는 "아직 정확한 방식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에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젤렌스키 대통령 측에서 협상 참여를 받아들일 것인지도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왈츠 내정자는 "(우크라이나의) 최전선이 안정화해야 우리가 어떤 종류의 협상을 시작할 수 있다. 병력 부족 문제가 (우선) 해결돼야 한다"며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우크라이나 징집 연령을 18세로 낮추도록 촉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우크라이나 국민들이 전 세계를 상대로 민주주의를 위해 전력을 다해달라고 요청했다면 그들 또한 민주주의를 위해 전력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왈츠 내정자의 인터뷰에 대해 "새 정부에서 어떻게 우크라이나 전쟁을 종식시킬 것인지와 관련해 지금까지 중에서 가장 명확한 청사진을 제시했다"고 평했다.


현재 우크라이나 군인의 평균 연령은 43세이며 최소 징집 연령은 25세다. 우크라이나는 지난해 4월 최소 징집 연령을 27세에서 25세로 낮췄다. 조 바이든 정부도 트럼프 당선인과 마찬가지로 징집 연령을 추가 하향해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요구하고 있지만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지율 하락 우려, 미래 세대 보호, 병력을 무장시킬 무기 부족 등의 이유로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바이든 정부의 징집 연령 하향 요구에 우크라이나 정부는 병사는 충분하지만 그들을 무장시킬 무기가 부족할 뿐이라고 반박했다. 미 국무부 대변인 매튜 밀러이가 지난해 12월 "우크라이나가 징병 연령을 낮추면 미국은 우크라이나 군인을 더 훈련하고 무장시킬 준비가 돼 있다"고 재차 제안했지만 젤린스키 대통령은 "장비와 훈련 부족을 젊은 군인들의 희생으로 보상하지 말라"며 거부했다. 또 젤린스키 대통령은 "무기가 없다면 그 사람이 스무 살이든 서른 살이든 무슨 차이가 있겠느냐"며 무기부터 보내줄 것을 계속 강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