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31일 오전 부산 강서구 김해국제공항 에어부산 항공기 화재 현장에서 프랑스 항공사고조사위원회(BEA) 관계자들이 합동 감식에 앞서 위험관리평가를 위한 현장 조사를 하고 있다. BEA는 위험관리평가를 실시한 뒤 합동 감식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2025.1.31/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
"비행기 타기 무서워서 배 타고 가요"
(서울=뉴스1) 이강 기자 = 연휴 기간 해외여행 인구가 비약적으로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잇단 항공 사고로 해외여행을 취소하거나 계획을 수정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는 분위기다.
지난달 25일부터 시작된 연휴에 공항을 찾는 여행객의 발길은 늘었다. 1일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일평균 여객 수치는 지난해 설 연휴(19만 명) 대비 12.8% 증가했으며,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9년(20만 2000명)을 6% 상회했다.
그러나 잇단 항공사고 여파로 '혐기증'(비행기 공포증)을 호소하는 시민이 늘며 해외여행을 취소하거나 국내 여행으로 전환한 사례도 함께 늘고 있다. 교통편을 항공기에서 다른 수단으로 바꾸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무안공항 제주항공 참사, 에어부산 화재, 미국 여객기 추락사고가 모두 한 달 내 발생하면서다.
설 연휴 동안 제주항공을 이용해 다낭 여행을 계획했던 송 모 씨(57·남)는 "예전엔 스케줄만 맞으면 저가 항공도 관계없이 타고 다녔는데, 이젠 정비 인력 부족 및 과도한 운항스케줄에 대한 염려로 저가 항공 이용을 꺼리게 됐다"며 "제주항공 참사가 항공사의 잘못이 아닌 공항 문제로 발생했다고 하더라도 왠지 모르게 무섭다"고 말했다.
지난 26일부터 31일까지 태국 치앙마이행 비행기를 예매했던 성창화 씨(53·남)는 항공기 사고들로 인해 국내 여행으로 계획을 바꿨다. 특히 성 씨는 아내가 항공사에서 근무하는데 "가족이 같이 비행하는 게 더 불안하다"며 해외여행을 만류했다고 전했다.
목적지가 가까울 경우 항공편 대신 배편을 이용하는 여행객도 있었다.
이번 연휴 일본 후쿠오카시로 여행을 계획했던 조 모 씨(53·여)는 "무안 참사가 너무 강렬하게 기억에 남아서 비행기를 취소하고 배편을 예약했다"며 "모처럼 찾아온 연휴이니 해외여행은 꼭 가고 싶어서 부산까지 내려가서 배를 타고 일본에 갔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소비자들이 빈도와 관계없이 사고의 크기에 따라 실제보다 위험하게 느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영애 인천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소비자는 기본적으로 교통사고와 같이 일상적인 위험보다 항공기 사고처럼 큰 사망요건이 발생할 수 있는 사고에 의사결정 가중치(Decision Weight)를 더 둔다"며 "특히 비행기는 전문적이고 항공사로부터 제한된 정보만으로 의사결정을 해야 하므로 소비자 선택에서의 공포와 불확실성이 커진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설 연휴 특별 교통 대책 기간인 지난달 24일부터 2일까지 10일간 총 214만 1000명, 일평균 기준 21만 4000명의 여객이 인천공항을 이용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