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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영남권 중소기업 단체들이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의 조속한 해결을 촉구하고 나섰다.
범영남권 중소기업 단체 연합은 지난 3일 울산시의회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MBK파트너스·영풍 측이 임시주총 이후에도 소송을 지속하며 분쟁을 장기화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이들은 성명을 통해 "분쟁이 길어지면 세계 1위 기업도 무너질 수밖에 없다"며 "고려아연과 MBK는 대타협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MBK가 고려아연의 생산적 제안을 수용하고 공동 경영의 정신을 바탕으로 회사의 성장과 안정을 함께 도모할 것을 요청했다. 이번 성명에는 울산·대구·경북·경남 지역 2637개 중소기업 회원사가 동참했다.
이 같은 요구의 배경은 고려아연을 둘러싼 경영권 분쟁이 장기화될 경우 협력사·도급사·연관기업 등 중소기업들의 생존권이 위협받을 수 있어서다. 최근 경기 침체로 울산 지역 경제가 직격탄을 맞고 있는 상황에서 대기업과 협력, 중소기업의 안정적인 경영 환경이 더욱 절실한 상황이다.
여기에 미국 대선 이후 불확실한 국제 정세와 미·중 반도체 패권 경쟁 심화 등 글로벌 경제 환경도 국내 기업들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만큼 고려아연 사태 역시 빠른 대타협을 통해 정상화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고려아연이 국가 기간산업을 영위하는 핵심 기업임을 강조하며 경영 능력이 검증되지 않은 집단이 기업을 운영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어 "무엇보다 환경 오염과 중대재해로 전현직 경영진들이 구속된 부실 적자 기업인 주식회사 영풍은 고려아연을 경영할 능력이 부족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비판했다.
앞서 중소기업융합울산연합회는 지난해 9월부터 MBK·영풍의 적대적 M&A 시도를 저지하기 위해 '고려아연 1인 1주식 갖기 운동'을 전개해왔다. 이들은 "고려아연은 50년 동안 산업도시 울산과 함께 성장하며 끊임없는 개발과 혁신으로 세계 1위 비철금속 기업으로 자리 잡았다"며 "그 과정에서 임직원들의 헌신뿐만 아니라 울산 시민 120만명의 성원과 희노애락이 함께했다"고 강조했다.
한편 울산광역시새마을회, 울산광역시체육회 등 5개 시민사회와 경제 단체들도 잇달아 기자회견을 열고 "향토기업 고려아연의 경영권 방어는 울산과 대한민국 경제의 뿌리를 지키는 중요한 발걸음이 되었다"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이들은 "MBK와 고려아연은 조속히 분쟁을 마무리하고 경영 정상화를 이뤄야 한다"며 글로벌 경제 위기 속에서 국내 핵심 기업이 흔들리지 않도록 협력 방안을 모색할 것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