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기상캐스터 고 오요안나 직장 내 괴롭힘 가해자로 지목된 선배 기상캐스터들의 입사 동기였던 정혜수의 글이 재조명되고 있다. 사진은 MBC 기상캐스터 김가영, 박하명, 정혜수, 최아리의 사원증 모습.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MBC 기상캐스터 고 오요안나 직장 내 괴롭힘 가해자로 지목된 선배 기상캐스터들의 입사 동기였던 정혜수의 글이 재조명되고 있다. 사진은 MBC 기상캐스터 김가영, 박하명, 정혜수, 최아리의 사원증 모습.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MBC 기상캐스터 오요안나가 직장 내 괴롭힘으로 숨졌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가해자로 지목된 선배 기상캐스터들이 눈총을 받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들의 입사 동기였던 정혜수의 글이 재조명되고 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과거 MBC 기상캐스터에 합격했다가 곧 해고당한 아나운서의 글이 주목받고 있다. 이는 오요안나의 직장 내 괴롭힘 가해자 의혹받는 김가영, 박하명, 최아리의 입사 동기 정혜수(개명 후 정민아)가 쓴 글이다.


해당 글에서 정혜수는 "5년 동안 준비해서 입사한 방송국에 합격했는데 구두로 당일 해고 통보받았다"며 "통보 날 팀장님이 '네가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을 거야. 내가 왜 이런 말을 해야 하는지도 모르겠다. 내가 인사부도 아니고. 넌 계약안 했으니 인사부에서 말할 필요가 없겠구나'라고 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정씨는 1차 서류, 2차 면접, 3차 임원 면접까지 걸쳐 최종 합격 통보를 받았으나 한 달 동안의 교육 기간을 가지던 중 4주차에 계약 해지 통보를 받았다.

그는 "한 달 동안의 교육과정이 순탄했던 건 아니다"라며 "새벽 6시에 출근해서 일 준비를 마친 뒤 동기들이 커피 마시러 가자고 했을 때 생리통 때문에 출근 전까지 잠시 당직실에 누워있겠다고 했는데 이게 화근이었다. 당직실에 들어온 선배가 '여기가 우습냐. 역대 최악인 애들 뽑혔단 말 도는 거 아냐'고 혼을 냈고, 그날 저녁 팀장에게 불려 가 한 소리를 들었다. 이후 회사에서 겉돌게 됐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일화로 정혜수는 팀장이 다른 동기에게 논문을 찾아오라고 지시한 일을 떠올렸다. 그는 "선배한테 혼난 후로 계속 겉돌던 제게는 아무런 과제를 주지 않아 다른 일로 바쁜 동기 대신 논문을 정리했다. 그러자 동기 A씨가 '체계적으로 정리해서 팀장님께 드리면 좋을 것 같다'고 말해 정리한 논문을 다음날 팀장님 자리에 올려놨다"고 했다.

하지만 팀장은 정씨에게 논문을 집어던지며 "나는 A씨에게 시켰는데 왜 네가 하냐. 이렇게 A씨를 물 먹이고 싶었냐. 이렇게 하면 내가 널 예뻐할 줄 알았냐. 너한테 실망이다. 너 정말 무서운 애구나"라며 오히려 화를 냈다. 정혜수는 "'그 논문은 전날 동기들에게 먼저 준 논문'이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또 변명한다고 하실까 봐 더 혼나고 싶지 않아 눈물만 흘렸고, 다음 날 해고 통보받았다"고 호소했다.

정혜수는 지인을 통해 "원래 3명 자리였는데 4명을 뽑은 거였다"는 말을 들기도 했다. 그는 "아르바이트생도 이렇게 자르진 않을 거다. 계약서를 작성하진 않았지만 사원증과 용역확인서는 받았다. 대형 지상파 방송국을 상대로 개인이 할 수 있는 건 정말 아무것도 없다"며 한탄했다.

이후 정혜수는 현재 정민아로 이름을 개명한 뒤 산림청 보도부 아나운서로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